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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이 푹 빠졌어요"…요즘 인기 폭발한 '그들'의 정체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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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A씨는 최근 난생처음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에 참전했다. 콘서트 티켓을 살 일이 없었던 그가 떨리는 마음으로 예매 창을 켰던 건 데이식스(DAY6) 팬인 초등학생 자녀가 콘서트에 가고 싶다고 조른 탓이었다.

데이식스는 지난달 말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개최한 단독 콘서트 '포에버 영(FOREVER YOUNG)'을 통해 총 3일간 4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티켓은 일반예매 오픈과 동시에 초고속 매진됐다.

A씨는 "요즘 초등학생들이 데이식스 노래를 듣는다. 아이브가 걸그룹 인기 톱이라면, 남자 가수 중에서는 데이식스의 인기가 높다. 아이들이 듣는 음악은 내용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데 가사도 좋아서 안심되고, 어른들도 선호하는 팀이라 부모가 같이 공연을 보러 가기에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난 뒤 "아직 영혼이 인스파이어 아레나에 있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좌석이 4만석이나 풀렸음에도 "자리가 없어서 못 갔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크다. 이들은 고척스카이돔 공연 예매를 벼르고 있다. 데이식스는 연말에 고척스카이돔에 입성한다. 그간 메탈리카, 마룬5, U2, 퀸 등 해외 밴드가 고척돔에서 공연한 적 있지만, K팝 밴드가 이곳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건 데이식스가 처음이다.

음원차트도 점령했다. 과거 발표곡인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예뻤어'를 비롯해 전작 타이틀곡 '웰컴 투 더 쇼(Welcome to the Show)', 수록곡 '해피(HAPPY)'와 신곡 '녹아내려요'까지 역주행과 정주행을 동시에 이뤄내며 상위권을 장악했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데뷔 10년 차에 디지털 주간 차트에서의 첫 1위 달성은 밴드로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다지는 성과"라면서 "장르적으로 편향된 현 K팝 시장에서 밴드 음악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데이식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밴드 붐'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대중들이 밴드 음악에 열성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지니뮤직이 최근 3개월(7~9월)의 음원 소비를 집계한 결과 10~20대 청취자의 경우 댄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소비한 장르가 록이었다. 데이식스를 필두로 QWER, 엔플라잉, 혁오, 잔나비, 윤하 등 밴드 음악이 톱 100에 들며 큰 사랑을 받았다.

유희열이 수장으로 있는 안테나에서는 약 3년간 준비해 온 밴드 드래곤포니를 론칭하기도 했다. 드래곤포니는 "밴드 붐이라는 자체가 우리한테 굉장히 감동적이고 힘이 되는 말이다. 그 상승세에 잘 합류해서 밴드 붐의 윤활유 역할을 하면서 같이 잘 성장해나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올해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3일간 무려 15만명의 관객이 찾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15만 관객'이라는 대기록을 쓰며 흥행에 성공했다. 앞서 '블라인드 티켓'은 2분 만에, 라인업 일부가 공개되고 판매한 '얼리버드 티켓'은 4분 만에 매진되면서 뜨거운 인기를 예고했다. 잔나비가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랐고, 데이식스, 실리카겔, 이승윤, QWER 등이 출연해 화제가 됐다.

한 가요 관계자는 "현재 국내 밴드 인기가 아이돌 팬덤 급이다. 티켓 파워가 좋다"면서 "해외 아티스트들이 비교적 마니아 팬들을 보유하고 있고, 섭외 비용도 높다는 점과 비교하면 K팝 밴드가 더 경쟁력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사실 밴드 음악은 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었다. 아이돌 음악이 천편일률적이고 연주도 퍼포먼스적인 측면이 있지만 밴드는 자기들이 노래하고, 연주하지 않냐. 협업에서 오는 맛이 있고, 음악적 장르의 특색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어릴 때부터 아파트 문화에 익숙하고, 스마트폰 등 비대면 콘텐츠를 주로 접하는 젊은 세대들은 뻥 뚫린 공간에서 다 같이 모여 즐기는 경험을 중시한다. 함께 어울리는 건 더 오래 갈 수밖에 없다. 콘서트의 인기도 지속될 것이라 본다"고 내다봤다.

최근에는 퍼포먼스형 아이돌 콘서트도 라이브 밴드 세션을 적극적으로 배치하는 추세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밴드를 통해 현장감을 더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요즘은 대중들이 똑똑하지 않냐. '라이브 공연'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실력에 엄격해졌다. 밴드 연주에 맞춰 노래하면서 실력을 부각하는 식으로 전략적으로 쓰이기도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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