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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벌적 稅부담 '정상화'…"감세 이어가며 지출 구조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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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들어 국민부담률과 조세부담률이 하락 전환한 건 빠르게 증가하던 세 부담의 물줄기를 일단 돌려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 수입을 뜻하는 조세부담률은 지난해 19.3%로 하락세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19.1%)와 내년(18.9%)에도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기여금을 합친 국민부담률도 올해 26.8%에서 내년 26.7%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앞으로 복지 지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만큼 경제 활력을 제고해 분모인 GDP를 늘려나가면서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징벌적 과세, 물줄기는 돌려세웠다”
2016년 23.5% 수준이던 국민부담률은 문재인 정부 5년을 거치면서 2022년 29.7%까지 급등했다. 2022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가장 높은 연간 상승폭(1.8%포인트)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OECD 국가의 평균 국민부담률은 0.2%포인트 줄었다. 복지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조세 및 준조세 부담이 늘어나는 건 불가피하지만,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우려가 많았다. 5년간(2018~2022년) 명목GDP가 13.9% 증가하는 동안 조세부담액과 사회보장기여금(공적연금과 4대 보험)은 각각 36.1%와 37.2% 급증했다.

그 배경엔 소득세, 종합부동산세·취득세·양도소득세, 법인세 등의 연쇄적인 인상이 있었다. 자산가 및 고소득자, 대기업의 세금이 집중적으로 늘어났다. 경기 회복으로 예측보다도 세금이 더 걷히면서 지금과 반대로 대규모 ‘초과 세수’까지 있었다. 여기에 4대 보험 부담도 급격히 커졌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부담이 138.5% 치솟았고, 고용보험(53.9%), 건강보험(42.5%), 지방세(40.7%) 순으로 국민 부담이 크게 늘었다. 무리한 확장 재정의 부담을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이 반영된 지난해엔 총 국세 수입이 전년보다 13.1%(약 52조원) 줄었다. 전년 대비 법인세는 22.4%, 소득세는 10%, 종합부동산세는 32.4% 감소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와 징벌적 과세 개편, 법인세 감면 등을 통한 감세 정책이 효과를 발휘했다. 경기 둔화로 법인세 등 세수가 감소한 영향도 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전 정권의 방만 재정 운용이 나라 곳간을 거덜내고 미래세대에 큰 부담을 떠안겼다”며 “윤석열 정부 들어 징벌적 수준이던 과세를 효율화·정상화하면서 국민의 어깨를 짓눌렀던 세 부담이 한층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출 구조조정 없이 조세 부담만 커지면서 재정위기를 겪은 남유럽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가파르던 상승 기울기가 꺾였다는 점에서 재정 구조조정을 할 모멘텀은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출 구조조정으로 미래 부담 줄여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약 3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세수 결손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돼 국가 재정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현 정부 들어 감세 정책과 각종 사회보험료 동결로 일시적인 국민 부담은 줄었지만, 지출 구조조정이 동반되지 않으면 재정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사회복지 재정 지출은 현 정부 들어서도 계속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0년 73조원에서 3년 만인 2023년 약 205조원으로 세 배가량으로 급증했다. 10년 전 100조원이 안 되던 사회보험료 부담액도 올해 196조원에 이어 내년 20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2028년엔 24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세 부담을 늘리기보단 정부 지출 구조조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구조적으로 사회보험료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세금까지 증가하면 국민 부담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최인 서강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국민 세 부담이 줄면 민간에 자금이 돌아 투자가 증가하고 소비가 늘어 경제가 더 활성화된다”며 “일시적으로 세수 결손이 발생했지만 감세 기조를 이어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전영준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사회보험 전반의 지출 효율화 등 정책 혁신이 필요하다”며 “특히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재정 사정이 심각한 부문에서 급여 체계 개편이 없다면 막대한 부채를 미래세대가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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