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가 한국 패션, 화장품 브랜드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수출에 적극 나선다. 세계적 현상인 ‘한류’를 지렛대 삼아 디즈니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상품을 세계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질 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소비재 사업부 총괄(사진)은 1일 “디즈니 상품 하면 인형 같은 완구가 대표적인데, 한국에선 패션과 뷰티 분야가 두드러진다”며 “더 많은 한국 파트너사와 협력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디즈니 상품을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즈니는 2013년 다큐멘터리 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더네이쳐홀딩스가 패션 분야에 쓸 수 있게 해주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약 5500억원을 올렸는데, 그 대부분이 내셔널지오그래픽 브랜드로 거둔 것이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홍콩 대만 등에 진출해 내셔널지오그래픽을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첸 총괄은 “작년부터 아가방과 협업해 디즈니 베이비 패션 라인을 내놨고 송지오, 아더에러 등과도 협업해 큰 호응을 끌어냈다”며 “패션 부문에서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컨대 스포츠 채널 ESPN은 경쟁이 중요한 가치인데, 이걸 스토리텔링으로 잘 풀어낼 수 있는 파트너라면 충분히 협업 가능하다”고 했다.
K뷰티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첸 총괄은 “K뷰티는 한국 디즈니에서 가장 성장성이 큰 품목 중 하나”라며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 K뷰티를 많이 구매해 한국 파트너와 K뷰티 상품 수출을 시도 중”이라고 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브랜드 닥터지는 ‘인사이드아웃 2’ IP를 활용해 크림과 토너 등을 홍콩판 올리브영으로 불리는 사사에 지난달 입점시켰다.
그는 “홈퍼니싱 브랜드 모던하우스와의 협업 매장도 곧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모던하우스에서 규모가 큰 메가스토어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한다”는 것이다. 첸 총괄은 “디즈니 테마파크에 들어온 것처럼 디즈니 주인공들에게 둘러싸여 소비자가 스스로 주인공이 된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숍인숍 매장의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