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평균 1%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에 비해 6%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치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코스닥 공모주 ‘투자주의보’
30일 공모주 투자 플랫폼 일육공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이날까지 공모주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1.8%(참여 기관투자가 수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8.1%)에 비해 6.3%포인트 하락했다.의무보유확약은 기관투자가가 기업공개(IPO)에 나선 공모주를 일정 기간 팔지 않고 보유하는 것을 의무화한 제도다. 중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의무보유를 확약한 기관투자가에 공모주를 더 많이 배정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낮으면 공모주를 단기 매매하려는 수요가 많다고 해석한다.
특히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기업에 대한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해 하반기 상장한 코스닥 기업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평균 1.3%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7.6%에서 6.3%포인트 하락했다.
올 하반기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기업 11곳 중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3%를 넘는 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이엔셀은 이 비율이 0.4%에 불과했고 아이스크림미디어, 아이빔테크놀로지, 뱅크웨어글로벌, 케이쓰리아이 등은 1%에 머물렀다.
대형 증권사 IPO부서 관계자는 “연말 이전에 공모주를 매도해 수익을 확정하려는 기관이 늘면서 의무확약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IPO ‘대어’는 예외
유가증권시장 새내기주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코스닥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건설기계기업 전진건설로봇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7%였다. 지난 7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변압기 기업 산일전기와 게임기업 시프트업의 의무보유확약 비율도 각각 42%, 26%로 집계됐다.의무보유확약 비율은 주가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 올 상반기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 대부분이 공모가와 비교해 40~50%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산일전기(32.5%), 전진건설로봇(-6.45%), 시프트업(-6.17%)은 공모가 대비 상승했거나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 냉각에 따라 묻지마식 투자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최대주주와 기관투자가의 대량 매도 가능성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예탁결제원은 두산로보틱스와 고려아연 등 총 39개사의 주식 2억4232만 주가 10월 의무보유등록 상태에서 해제된다고 이날 밝혔다. 의무보유등록은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일정 기간 처분하지 못하도록 예탁원에 전자 등록하는 제도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두산로보틱스 2210만 주(총 발행 주식의 34.09%), 고려아연 104만5430주(5.05%) 등 총 4개사의 3548만8728주가 해제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지투파워, 이노스페이스 등 35개사의 2억683만1418주가 해제된다.
기업별로 보면 한국비티비(8000만 주), 두산로보틱스(2210만 주), 케이지에코솔루션(1360만 주) 순으로 의무보유등록이 해제되는 주식 수가 많다. 총 발행 주식 수 대비 해제 주식 수 기준 상위 3개사는 레뷰코퍼레이션(67.11%), 지투파워(40.63%), 차백신연구소(39.77%)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