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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3000만원 준다는데…" 청년들 외면에 중소기업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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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청년 채용 정책이 고질적인 정보와 예산 부족으로 인해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이 향후 1년 동안 진행할 직원 신규 채용 규모도 지난 1년보다 쪼그라든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한국고용정보원이 1014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FGI)를 실시한 '중소기업 청년고용 실태 분석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체 기업의 청년층(15~34세) 종사자 비율은 평균 30.8% 수준이다.

향후 1년간 신규로 채용할 청년의 수는 기업 평균 4.2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1년 동안 실제 신규 채용한 청년 직원 수 평균 4.7명보다 0.5명이 줄어든 수치다.

지난 1년간 청년 직원 채용 어려움 정도를 5점 만점 척도로 분석한 결과 ‘제조업(3.97점)’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등에서는 업무 강도가 높아 청년들이 기피하기 때문이다. 경북의 제조업체 대표 양 모 씨는 "새로 신규 고용을 하려 해도 청년이 많이 안 뽑히는 게 현실"이라며 "식품 제조업 특성상 현장이 힘든데, 청년은 금방 그만두는 경우가 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3년 이내 취업한 청년 중에 퇴사 사례가 있는 기업도 63.6%에 달했다.

중소기업이 생각하는 청년 직원 채용이 어려운 이유로 △지원하는 청년 구직자 자체가 부족하다는 응답(53.2%)이 가장 높았고 △회사의 임금·복지 수준(39.2%) △회사가 요구하는 역량·인성을 갖춘 구직자 부족(35.2%) △중소기업의 부정적 이미지(22.6%) 순으로 뒤를 이었다. 또 기업은 청년들이 △더 나은 곳으로의 취업을 위해(68.7%) 퇴사한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일이 맞지 않다고 느껴서(35.0%) △연봉 적어서(32.2%) △높은 업무 강도(12.2%) △MZ세대의 가치관 변화(워라밸)(12.9%)도 기업이 꼽는 주요 퇴사 사유였다.

충북의 중소 제조업체 대표 양 모 씨는 FGI에서 "사무직 쪽은 지원자가 계속 있고 빈자리도 금방 채워지는데 제조 현장직은 채용이 안 된다"며 "현장직은 몸을 쓰는 일이니까 몸을 써야 하는데 임금은 오히려 적게 받는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높은 눈높이'도 청년 채용 감소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청년 신규 인력 채용 시 중요하게 보는 점은 업무수행 능력(26.5%), 경력·직무수행 경험(21.8%), 인성·도덕성(21.2%)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신규 채용 청년 중 경력직의 비율은 평균 36.9%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1년간 채용할 청년 신입직원의 평균 연봉은 2958만 원이다.

정부가 중소기업 등에 제공하는 주요 청년 정책도 홍보 부족과 정보 격차로 인해 인지도가 낮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청년고용 정책 13개 사업의 인지도와 참여율은 청년내일채움공제(82.2%, 43.6%)와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77.0%, 30.7%)에선 높았지만, 다른 10개 정책(청년친화형 기업 ESG 지원사업, 청년 친화강소기업 우대,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 등)의 인지도는 50% 미만에 그쳐 절반 이상의 사업장이 존재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고용 정책을 활용하지 않은 주요 이유는 '사내 담당 인력 부족'과 '정책에 대한 홍보 부족'이 꼽혔다.

연구진은 “기업, 구직자, 정부가 보유한 정보가 다르고, 정보의 미스매치 때문에 괜찮은 수준의 일자리도 활성화가 안 되고 있다"며 "청년고용 정책의 플랫폼 활성화와 정보 중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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