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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싸우지 마" 오아시스도 온다…거물급 '줄 내한' 이유는?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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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싸우지 마" 오아시스도 온다…거물급 '줄 내한' 이유는?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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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예 웨스트, 린킨 파크, 콜드플레이, 오아시스….

전 세계를 열광시켰던 '시대의 아이콘'들이 잇달아 한국으로 몰려온다. 무려 77곡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선보인 칸예 웨스트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린킨 파크, 콜드플레이에 이어 오아시스까지 내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한국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27일 '영국 브릿팝의 전설' 오아시스의 내년 월드투어 공연 지역에 한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자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네티즌들은 "제발 내년까지 싸우지 말아라", "예매 실패하면 어떡하지", "또 언제 사이가 틀어질지 몰라서 무조건 간다"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오아시스는 노엘·리암 갤러거 형제의 불화로 2009년 해체했다. 심한 다툼으로 공연 당일 무대를 취소하기도 했다.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 '스탠드 바이 미(Stand by Me)', '리브 포에버(Live Forever)' 등 숱한 히트곡을 탄생시킨 밴드인 만큼 이들을 다시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의 염원이 끊이지 않았지만, 재결합에는 무려 1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재결합과 함께 오아시스는 월드투어까지 진행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라이브 투어의 포문을 여는 영국 공연의 암표 가격이 1000만원대까지 치솟았다는 사실은 건재함을 넘어 더욱 굳건해진 이들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그 가운데 아시아 공연 지역으로 일본과 함께 한국이 이름을 올리자 국내 팬들의 팬심이 들끓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 '광팬'으로 알려진 노엘·리암 갤러거 형제를 위해 유니폼을 입고 가겠다는 네티즌들도 보였다. 앞서 리암은 지난해 맨시티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면 오아시스 재결합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에 팬들은 오아시스의 재결합 배경으로 맨시티 우승이 큰 역할을 했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서울 내 대형 공연장 부족 사태 속에서도 굵직한 팝스타들의 내한 러시가 지속되고 있다. 12월에는 두아 리파가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하며, 지난해 10월 한국 팬들과 만났던 찰리 푸스도 같은 달 1년 만에 또다시 한국을 찾는다. 콜드플레이는 내년 4월 당초 4회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내한 공연을 무려 두 차례나 추가해 총 6회 진행하기로 했다.


신구 구분 없는 팝스타들의 '한국 사랑' 이유는 무엇일까.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높아진 K팝 영향력에 따른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본다. 명성 등에서는 일본보다 신선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또 "한국의 공연 시장이 폭발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는 더 시장이 폭발하고 있다. 영화관은 안 가도 콘서트는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구매력 측면에서도 한국이 매력적인 시작인 셈"이라고 짚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중음악 시장 티켓 판매액은 전년 대비 1098억원 증가한 3009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중음악 공연은 뮤지컬을 따돌리고 올해 상반기 티켓 판매액 1위를 차지했다. K팝의 글로벌 인기와 맞물려 코로나19 이후 국내 공연 시장이 확대되면서 한국에 오고자 하는 팝스타들이 늘었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김 평론가는 "올드 뮤지션을 한국 만큼 열정적으로 반겨주는 곳이 없다"면서 "뜨는 팝스타보다는 올드 보이들이 오면 더 열렬하게 반응하는 게 한국"이라고 했다.

'떼창의 민족'이라고 불릴 정도로 열성적인 팬심을 보여주는 한국 팬들의 관람 문화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고 한다. 노엘 갤러거는 '떼창' 문화의 불을 지핀 장본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내한할 당시 그는 "너희 노래하는 거 보려고 공연 추가"라는 글을 SNS에 올리며 직접적으로 한국 팬들의 떼창을 언급했다.

최근 공연한 'MZ 팝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도 관객들의 떼창에 감격하는 모습을 보였고, 지난해 찰리 푸스 역시 여러 차례 떼창을 유도했다. 올해 월드투어에서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한국을 택한 린킨 파크는 "음악을 향한 아시아 관객들이 깊은 열정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열성적인 호응은 홍보 효과와도 이어진다. 한 공연 관계자는 "우렁찬 관객들의 떼창, 이에 감격하며 즐거워하는 아티스트의 모습, 무대 위아래가 신나게 호흡하는 광경이 SNS 콘텐츠로 숱하게 공유된다. 공연 시작 전부터 공연 중, 종료 이후까지 관객의 자발적인 참여로 SNS 바이럴이 유독 잘 된다는 점이 한국의 특징"이라고 전했다.

한국이 지리적, 문화적으로 아시아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770만명에 육박,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91%까지 회복했다. 나라별로 보면 중국이 222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일본(143만명), 대만(68만명), 미국(64만명) 순이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일본, 중국 등 '소비 큰손'인 아시아국 팬들을 흡수하기 쉬운 편"이라면서 "중국의 경우 현지 진행에 제약이 많고, 인스타그램·트위터·유튜브 등 SNS 사용에도 한계가 있다 보니까 홍보 측면에서도 효과가 떨어지는 추세다. 이런 점에 미루어 중국·일본 팬까지 흡수할 수 있는 한국 시장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콘서트 열기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김 평론가는 "공연장 부족 문제가 변수이긴 하지만 공연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비대면보다는 체험할 수 있는 대면 문화가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이지는 않을 거다. 콜드플레이도 보려는 이들이 많으니 결국 회차를 추가하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가 유독 오프라인 공연에 열광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통해 비대면 콘텐츠만을 접하다가 뻥 뚫린 곳에서 다수의 사람과 함께하는 경험을 해보니 직접 보고 겪는 느낌을 중시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최근에는 한 자녀 가구가 많아서 세대론적인 관점에서도 인기가 계속 갈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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