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가 아니면 축구가 멈추나요? 정몽규 회장이 아니면 한국 축구가 퇴보하나요? 왜 나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할까요? 다른 사람에게도 기회를 줘야죠. 저는 누구든지 상관없습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해 "국민 눈치를 보지 않는다", "정몽규 체제는 끝나는 게 맞다" 등의 작심 발언을 쏟아낸 데 이어 "왜 나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나"라고 비판했다.
박 해설위원은 27일 YTN 뉴스에 출연해 "물이 너무 고이면 썩게 된다"면서 "축구도 현대 가문이 그렇게 30년 했으면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홍명보 감독 선임의 절차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모집공고 내고 전력 강화위원회도 꾸려야 한다"면서 "우리 사회는 결과 못지않게 과정과 절차가 얼마나 공정하게 진행됐냐, 투명하게 진행되느냐를 중하게 여긴다. 결과만 따지는 사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은 한 달로 따지면 2억을 받는다. 연봉 20억 받는 봉사는 없다"면서 "봉사라는 표현은 한국 축구와 한국 대표팀이 어려우니까 내가 도와주는 거야, 이런 거 아닌가. 저는 그 생각이 무섭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게 (정 회장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앵커는 "20억 원을 봉사라고 표현하면 과거에 축구대표팀 감독들보다 적게 받는 건가"라고 질문했고 이에 박 해설위원은 "아니다. 국내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했을 때보다는 상당히 많이 받는 거다. 외국인 감독 수준으로 받는 셈이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20억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 홍 감독이 지금 국가대표 감독하기 전에 프로팀인 울산을 이끌지 않았나 그때의 2배 연봉이다"라며 "프로팀 시절의 연봉에서 깎고 와서 봉사 표현 쓴다면 납득이 되지만 연봉을 올려놓고는 봉사라는 말을 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정 회장이 4연임을 강행할 경우 승인을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홍 감독에는 "만약 불공정한 방법으로 임명됐다면 공정한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24일 국회 현안 질의 당시 4선 연임 도전에 대한 질문에 "심사숙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