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커피 한잔만 주문하고 장시간 카페에 머무르는 손님들 탓에 줄폐업이 일어나고 있다고 일본 현지 매체 아에라닷이 최근 보도했다.
매체는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카페 이용자가 늘었지만, 지난해 카페 도산 건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지난 1월 발표된 일본 내 카페 파산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72건으로, 전년 34건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역대 최고치이기도 하다.
일본의 카페 폐업이 급증한 배경에는 낮은 카페 메뉴의 단가, 낮은 회전율 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으로 불리는 사람들처럼, 커피 한 잔만 시켜놓고 장시간 머물며 업무를 보거나 공부하는 손님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매체는 전했다.
IT업계 재직 중인 한 20대 남성은 한 잔에 420엔(약 3900원) 수준의 커피 한 잔을 주문한 뒤 4시간가량 카페에 머물며 업무를 본다고 했다. 그는 이 매체에 "원격 근무하는 날 집에선 집중이 되지 않아 카페에 간다"며 "회사에 있으면 잡무가 많아 내 일을 할 수 없지만 카페에서는 적당히 집중할 수 있고, 커피 한 잔을 주문하면 쭉 머물 수 있다"고 헀다.
한 40대 웹 디자이너는 평균 3~4시간 최장 10시간 넘게 같은 카페에 머문다고 한다. 그는 "금 미안한 마음에 케이크를 시키기도 한다. 커피와 케이크를 합쳐도 1000엔(약 9300원)이 들지 않는다"며 "카페에서 일하면 집중이 잘 된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90~120분가량 이용시간 제한을 두고 운영하는 카페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제한에 아예 이용을 꺼리는 손님이 늘어날까 봐 업주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한 업주는 "경영을 생각하면 회전율을 올리거나 가격을 올리는 수밖에 없지만, 가격 인상은 하고 싶지 않아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