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의 표현과 존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가 불교를 힙(hip)하게 느끼는 이유는 불교가 가지고 있는 포용력과 자유로움 때문이죠.”
올해 MZ세대 사이 불교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이 EDM 디제잉을 하며 ‘부처핸섬’ 노래를 통해 불교적 가르침을 전한 것도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 또 불교박람회에서 구매할 수 있는 불교와 관련된 문구를 유쾌하게 제작한 굿즈 등이 불교의 정적인 이미지를 깨고 ‘재밌는 종교’라는 인식을 심었다.
대학가, 뜨거운 불교동아리
주현우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중앙회장은 “불교에서는 세상과 타인을 바라볼 때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가르친다”며 “이러한 가르침을 통해 각자의 개성을 표현하는데 거리낌 없게 하고 또 다른 이의 개성을 받아들이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기에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는 18개 지부, 129개의 지회(동아리)가 등록돼 있으며, 그중 83개의 지회(동아리)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80여 개의 불교 동아리 중 약 20여 지회가 작년과 올해에 신규 개설된 불교 동아리다.
이 외에도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에 아직 등록되지 않았지만 약 20개의 대학생 불교 동아리가 비슷한 시기에 추가로 개설됐다.
주 회장은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행사는 템플스테이”라며 “그 외에도 명상처럼 자신을 돌아보고 평화를 느낄 수 있는 활동, 스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인기다”라고 말했다.
이어 “템플스테이 인기에 맞춰서 대학생들이 저렴하게 템플스테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폭넓은 동아리 활동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 중이다”라고 했다.
“처음엔 공양미 100석이 목표였는데 뜨거운 반응 아래 300명이 넘게 모였어요”
지루한 불교는 저리 가라! 따뜻하고 유쾌한 불교동아리
동국대학교 불교동아리 ‘공양미 300석’ 이승협 회장
지루한 불교는 저리 가라! 따뜻하고 유쾌한 불교동아리
동국대학교 불교동아리 ‘공양미 300석’ 이승협 회장
동국대학교에서는 올해 14개 모든 단과대학에 불교 동아리가 창립됐다. 이 중 공과대학 불교 동아리 ‘공양미 300석’은 14개 단과대학 동아리 중에서도 가장 많은 동아리원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100명을 목표로 동아리를 개설했으나 310명의 학우와 함께하게 된 공양미 300석의 창립자 동국대학교 이승협(24) 씨를 만나봤다.
공양미 300석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공양미 300석은 단순히 포교가 목적이 아닌 톡톡 튀는 행사를 진행해 동아리 부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그 과정에서 불교와 친해지는 것을 목표로 하는 동아리다. 우리 동아리에서는 평소 관심을 가지곤 있지만 템플스테이, 사찰음식 체험 등 섣불리 도전하기 어려운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불교 애니어그램 테스트,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한 ‘하루 한 구절’ 불법 전하기 등의 활동을 통해 공대 학생들에게 불교문화를 접하게 돕는다.”
(사진3) 사진= 공양미 300석 이승협 회장
그렇다면 현재 동아리에 소속된 부원은 몇 명인가.
“처음엔 동아리원 100명을 모으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공양미 100석으로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모집을 시작하고 내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웠고 처음엔 180명의 학우와 동아리를 함께했다.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났고 봄-여름 간 재미있는 활동들을 많이 한 덕에 지금은 310명의 동아리원과 함께하는 공양미 ‘300석’이 완성됐다.(웃음)”
동아리에선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
“불교 동아리라고 해서 법회나 포교 활동만 고집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공양미는 다르다. 재미를 가장 우선으로 하며 그야말로 ‘Hip’한 동아리를 방향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담당 법사 스님이신 무설스님께서 원주로 계신 법련사에서 불교식 다도를 체험하고 법회를 가져보는 시간도 있었다. 50명의 학우와 사찰을 돌아보고 차를 마시며 스님과 대화를 나눈 것이 학생들에게 힐링이 돼 큰 인기를 끌었다. 방학에는 화계사, 경국사에 5차례 템플스테이를 진행했다. 이 밖에도 예술대학과 불교 애니어그램 테스트를 통해 나와 비슷한 성향의 타 전공자를 만나 담소를 나누고 법회를 드리는 시간도 가져보며 친목을 다졌다.”
다양한 행사 중 ‘이게 제일 인기다!’ 하는 활동은 무엇인가.
“재미를 쫓고 색다른 자극을 찾는 것이 MZ세대라는 말도 있기에, 따분하고 지루해 보일 수도 있는 행사에 학생들이 많이 참여할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걱정과 다르게 생각보다 불교의 색을 많이 띠는 행사들에 대한 참여도가 높았다. 템플스테이는 80명이 참여했으며 당시 네이버 폼을 통해 참여를 받았는데 2분 만에 80석이 마감됐다. 불교식 다도 체험이나 법회를 진행해도 50명이 넘는 학우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또 사찰을 체험하는 행사에도 25명이 넘는 학우들이 참여해 사찰에 계신 스님들께서 놀라시기도 했다.”
불교 동아리가 많이 생기고 있는데 동아리원을 모집하는 비결이 있나.
“우선 공양미 300석이 많은 동아리원을 보유하기까지는 단순 포교를 위한 동아리가 아니라는 인식이 한 몫을 했다. 진정 ‘내가 하고 싶은 행사를 기획해야지’라는 생각이 컸었고 이에 많은 학생이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종교라고 해서 지루한 활동을 하기보다는 타 동아리처럼 종강총회나 개강총회 등 일반적이면서도 유쾌한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동아리원이 관심을 가지고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서지원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