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 뻥튀기'를 통해 주 성분 함량을 속여오다 식약처에 적발된 식품이 최근 5년간 400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검사 품목의 10%를 웃도는 수준이다.
26일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영양성분 적절성 수거·검사 품목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영양표시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은 총 3869개 중 411건(10.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최근 5년간 매년 소비량이 많은 800여 개의 식품을 대상으로 영양성분 적절성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닭가슴살 제품 상당수가 함량 미달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 포털과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한 닭가슴살 제품의 식품영양성분 표기란을 보면 단백질 28.3g이 함유돼 있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해당 제품의 실제 단백질 함유량은 20.6g에 그쳤다. 함유량을 37%가량 부풀린 것이다. 반면, 이 제품의 나트륨과 지방, 당류 함유량은 표기된 수치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컵라면 많이 적발됐다. 일본에서 수입되는 한 유명 컵라면 제품의 식품영양성분 표기란에는 콜레스테롤이 들어있지 않다고 명시됐다. 하지만 식약처 조사 결과 실제론 11.19㎎의 콜레스테롤이 발견됐다.
식약처는 올해 상반기 411개 품목을 검사해 22건의 위반사항을 발견했다. 영양표시기준 위반으로 적발된 식품은 2020년 129건, 2021년 128건, 2022년 68건, 지난해 64건 등이었다. 특히 다이어트 관련 제품은 최근 5년간 조사 대상 품목인 137건 중 70건(51.1%)이 영양표시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 식품의 적발 비율보다 40.5%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다이어트 제품군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주요 영양성분은 나트륨, 당류, 콜레스테롤 등이었다.
특히 다이어트를 하는 중인 소비자에게 영양성분 표시는 식품을 고르는 중요한 지표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들들도 저당·저나트륨 표시를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다. 식품 제조사의 허위·과대 영양분 표기가 소비자의 건강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큰 셈이다.
서미화 의원은 “건강한 성분 함유를 내세운 식품들이 영양표시기준을 위반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겠느냐“며 “식품 안전성 확보를 위해 식약처는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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