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는 ‘교차점’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동양과 서양의 문명, 역사와 현재가 어우러져 독창적인 문화를 형성하는 덕분이다. 고유 문화뿐만 아니라 천혜의 자연도 튀르키예의 매력이다. 지중해를 품은 튀르키예 남쪽 해변은 유럽 거부들이 프라이빗한 휴가를 보내기 위해 찾는 곳이다. 해양스포츠를 즐기기에도, 유유자적 망중한을 누리기에도 안성맞춤인 곳들이다.
다이빙·골프…‘레저의 도시’ 안탈리아
튀르키예 서남부의 지중해 연안 도시 안탈리아는 ‘신들의 휴양지’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연평균 기온은 21도 정도이고, 겨울에도 평균 10도 이상의 온화한 날씨로 사계절 내내 휴양을 즐기기에 좋다.
안탈리아에서는 일단 바다에 뛰어들어야 한다. 친환경적이고 안전하게 관리되는 해변에 주어지는 ‘블루플래그’ 인증을 받은 해변만 200곳이 넘는다. 이는 어린이도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안탈리아는 다이버들의 성지로도 꼽힌다. 수중 환경이 깨끗하고 바다 생물과 산호초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작은 항구마을인 카쉬에는 특별한 다이빙포인트가 있다. 세계 2차대전 때 만들어진 더글러스 DC-3 항공기가 가라앉아 있는 곳이다. 항구에서 배를 타고 10분 정도 나가 잠수하면 수심 20m에 잠들어 있는 항공기를 직접 볼 수 있다. 이곳을 보금자리 삼은 바다거북과 문어를 관찰할 수 있다.
골프 원정을 떠나기에도 좋다. 안탈리아공항에서 차로 한 시간이면 닿는 벨렉은 10㎞ 해안선을 따라 그림 같은 골프코스가 펼쳐진 곳이다. 튀르키예의 골프장 중 절반 이상이 이곳에 있을 정도이니 선택의 폭도 넓다. 남쪽으로는 지중해, 북쪽으로는 튀르키예 최대·최고 산맥인 토러스의 만년설을 보며 샷을 날리는 경험은 이곳에서만 할 수 있다.
‘튀르키예의 산토리니’ 보드룸
지중해에서의 호화로운 휴가를 꿈꾼다면 보드룸이 제격이다. 튀르키예의 고대 도시 보드룸은 따뜻하고 맑은 물 덕분에 에게해 지역을 선도하는 휴양 도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튀르키예의 산토리니’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보드룸은 해안을 따라 초호화 요트, 최고급 호텔과 리조트 그리고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영국 해리 왕자 부부, 빌 게이츠, 비욘세 등이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 유럽에서는 ‘슈퍼리치들의 휴양지’로 유명하다.
세계 3대 미식 국가로 꼽히는 튀르키예의 미쉐린스타 레스토랑 중 두 곳이 보드룸에 있다. 지중해에서 갓 낚은 신선한 해산물, 최고급으로 치는 에게해산 올리브유, 튀르키예 와인까지 맛의 향연이 펼쳐진다.
튀르키예 전통 목조범선인 굴렛을 타고 즐기는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크루즈 여행 또한 보드룸에서 빼놓을 수 없다. 해안을 따라 반도의 만(灣)인 비테즈, 굼벳, 얄리카바크 등을 탐험하며 윈드서핑, 스쿠버다이빙은 물론 일몰 감상까지 다양한 활동을 즐기다 보면 푸른 낙원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보드룸의 즐거움은 해가 져도 끝나지 않는다. ‘에게해의 이비자’라는 별명이 생겼을 정도로 클럽이 많다. 셀러브리티 목격담도 끊이지 않으니 우연한 만남을 기대해봐도 좋겠다. 3000년 역사의 유적지도 방문해 보자. 가장 유명한 고대 건축물이자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마우솔로스의 영묘가 이곳 보드룸에 있다.
김은아 한국경제매거진 기자 una.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