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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곡물항 이어 美동·남부 항만 올스톱 위기…해상물류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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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물류 공급망이 ‘파업 리스크’에 다시 흔들리고 있다. 세계 4위 밀 수출국인 캐나다에서는 수확기를 앞두고 곡물 터미널이 가동을 멈췄다. 미국에서는 동·남부 항만 모두 수일 내 마비될 위기에 처하자 기업들이 웃돈을 주고서라도 대체 운송로를 찾고 있다.
○“곡물 하루 10만t 쌓인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밴쿠버항에 있는 6개 곡물 터미널 노동자 650여 명이 전날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와 터미널 운영 업체는 지난해 말 만료된 단체협약을 갱신하기 위해 협상해왔으나 임금, 복리후생 등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질 버위 키스톤농업생산자협회(KAP) 대표는 이번 파업을 “곡물 수출국 캐나다의 암초”라고 표현했다. 캐나다는 세계 최대 카놀라유(유채씨 추출 기름) 수출국이자 러시아·호주·미국에 이어 세계 4위 밀 수출국이다.

KAP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 전체 수출량의 약 70%에 달하는 곡물 2700만t이 이 터미널을 거쳐 갔다. 블룸버그통신은 하루에 곡물 10만t이 쌓이기 시작하면 매일 3500만달러(약 465억원)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캐나다 곡물 수출업자는 미국 알래스카 인근 프린스루퍼트항, 오대호와 맞닿은 선더베이항 등 대체 운송로를 물색 중이다. 웨이드 소브코위치 서부곡물엘리베이터협회 이사는 “다른 경로를 통해 파업 영향을 완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美 동부 항만은 파업 임박
미국 동부에서도 50년 만의 첫 대규모 항만 파업이 임박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동부 항만 노동자 4만5000여 명이 소속된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30일까지 미 해사동맹(UMSX)과 계약 갱신 조건에 합의하지 못하면 다음 날부터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 경우 미국 해상 운송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동·남부 36개 항만이 마비된다. 노조와 항만 운영 업체는 항만 자동화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단기간에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 의류 업체 디자이너브랜드는 신발 수입 물량의 약 20%를 미 동부를 통해 운송하고 있고 이 중 절반가량을 서부 해안으로 돌렸다. 브라질에서 수입하는 가죽 부츠·구두 등을 서부 해안으로 전환하기 위해 일반 운송료의 10배를 줬다. 로니 로빈슨 디자이너브랜드 공급망최고책임자는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등 (백화점) 고객에게 배송이 늦어지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며 “사람들은 빠른 (운송) 대기 순번을 받기 위해 얼마든 내고 있다”고 말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뉴욕·뉴저지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선박 42척 중 13척은 파업 이후 도착할 예정이다.

비용을 더 들여 운송로를 바꿀 수 있다면 상황이 괜찮은 편이다. 바나나 등 신선식품은 다른 항만으로 옮기거나 비행기로 운송하려면 보관·운송료가 더 높아져 수지 타산이 안 맞기 때문이다. 미국 수입 바나나의 약 75%가 동부·걸프 연안으로 들어온다. 마이크 스틴훅 대두운송협회 이사는 “대두, 계란, 냉장 육류 수출에도 영향이 클 것”이라고 했다. 물류업계는 하루 파업하면 적체 물량을 해소하는 데 4~6일, 파업이 1주일간 이어지면 최장 6주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 가뭄도 공급망에 타격
그간 ‘물류 동맥경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파나마운하는 가뭄이 해소되며 정상화되고 있다. 그러나 가뭄은 브라질을 덮치며 또 다른 병목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브라질 항만터미널협회 암포트는 가뭄으로 마데이라강을 통한 곡물 운송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플라비아 아카타우아수 암포트 회장은 “현재 중요 지점의 강 수심이 약 2m로 상업적 항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브라질 북부에 있는 마데이라강은 주요 농경지와 항구를 연결하는 핵심 수로다. 지난해 브라질 대두 수출의 34%, 옥수수 수출의 43%가 북부 지역에서 이뤄졌다.

중동~유럽 운송의 요충지인 홍해에서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1년 가까이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해운사 머스크는 다음달 1일부터 인도·중동에서 유럽·아프리카로 향하는 노선에 긴급비상사태 할증료를 부과한다고 전날 밝혔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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