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가 선점한 저가 소용량 화장품 시장에 편의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에서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1020세대)가 선호하는 저가 화장품을 판매해 본사와 가맹점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24는 뷰티 브랜드 플루와 손잡고 편의점 전용 화장품 3종을 출시했다고 26일 발표했다. 플루 시카부스터 에센스100과 보디스크럽, 플루 클렌징폼 등으로 가격은 각각 7900원이다. 특히 다이소에서 3000원에 판매하는 ‘VT리들샷’과 비슷한 미세침(마이크로 니들) 에센스인 시카부스터 에센스100을 편의점업계 단독으로 들여왔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화장품 매출이 올해 들어 8월까지 21% 늘었다”며 “상품 구색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GS25도 지난달 스킨케어 브랜드 듀이트리, 메디힐과 협업한 제품을 내놨다. 듀이트리 마스크팩은 700원, 토너와 크림은 5000원, 세럼은 7000원으로 모두 1만원 이하다. 저가 소용량 화장품이 인기를 끌자 이달 초엔 기초 화장품 브랜드 아크네스의 9900원짜리 ‘포맨올인원로션’을 출시했다. 본품 대비 용량을 50mL 줄이고 가격을 낮췄다.
CU(사진)는 지난 24일부터 엔젤루카와 손잡고 콜라겐 래핑 물광팩과 순수 비타민C 세럼, 글루타치온 수분크림 등 기초 화장품 3종을 판매하고 있다. 기존 제품에 비해 용량을 3분의 1 이상 줄인 이들 제품 가격은 3000원이다.
편의점들의 저가 소용량 화장품 상품 구색 강화는 다이소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시각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연령대가 낮은 점에 착안해 저가·소용량 제품 위주로 개발한다”며 “특히 매장에서 직접 테스트해보고 사는 색조 화장품과 달리 기초 화장품은 바로 구매할 수 있어 기초 위주로 전용 상품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부터 화장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다이소는 모든 제품 판매가를 5000원 이하로 책정하고 있다. 화장품 상품 수는 올해 8월 기준 360종으로 늘었다. 올해 1~8월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