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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요?…꿈같은 시즌 '무조건 내 편' 남편 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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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골프가 인생에서 제일 큰 부분이었어요. 남편을 만나면서 제 삶에 골프 외에도 다른 게 있다는 걸 느꼈고 골프를 더 즐기면서 재밌게 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동화’라고 표현할 정도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리디아 고(27·뉴질랜드)가 결혼 후 찾은 안정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리디아 고는 25일 인천 청라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공식 기자회견에서 “과거엔 스코어가 안 나오면 호텔에 가서 혼자 우울하게 보낼 때도 있었는데 제가 몇 타를 치든 상관없이 ‘사람’ 리디아 고를 사랑해주는 남편이 있어서 감사하다”며 “결혼 후 확실히 안정감을 찾은 것 같다”고 밝혔다.

리디아 고는 2022년 12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막내아들 정준 씨(29)와 결혼해 현대가 며느리가 됐다. 그는 ‘현대가 며느리’라는 타이틀에 대해 “언론에서 그렇게 표현하지만 저는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남편과 결혼한 이유가 현대가 아들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을 사랑하고 존경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주 무대인 리디아 고는 자신의 메인 스폰서인 하나금융그룹이 주최하는 KLPGA투어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전날 새벽에 한국에 도착한 그는 이날 오전 7시께 대회가 열리는 베어즈베스트 청라(파72) 연습 그린에서 퍼팅 연습을 한 뒤 드라이빙 레인지로 이동해 웨지, 아이언, 드라이버 순으로 샷을 점검했다. 이어 이번 대회 캐디를 맡은 이시우 코치를 비롯해 박현경(24), 배소현(31)과 함께 첫 조로 연습 라운드에 나섰다.

시차에 적응할 겸 18홀을 모두 돈 리디아 고는 “피로감은 있지만 오랜만에 한국 팬들 앞에 서는 것이기 때문에 재밌게 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8월 2024 파리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LPGA투어 명예의 전당 가입 요건을 채웠다. 8월 말 열린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까지 제패했다. 지난 22일 끝난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에서 시즌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그는 한때 22위까지 밀렸던 세계랭킹을 3위로 끌어올렸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기자회견에 함께 자리한 이민지(28·호주)와 김효주(29)도 한목소리로 “리디아 고는 최근 골프계에서 가장 핫한 선수”라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꿈만 같은 두 달을 보내고 있어서 감사한 일이 많다”며 “캐나다 오픈 때부터 샷감이 올라와 자신감이 생겼고 선호하는 페이드 구질이 안정적으로 나오면서 성적이 잘 따라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26일 시작되는 대회 1라운드에서 박현경, 이예원(21)과 샷 대결을 펼치는 리디아 고는 “올해 한국에서 치르는 첫 대회인 만큼 팬들 앞에 설 생각에 설렌다”며 “메인 스폰서 대회이기 때문에 더 잘 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인천=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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