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으로 30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 사이클을 시작했다. 시장 전망에 비해 큰 폭으로 금리를 인하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경계심은 더 커진 모습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향후 금리 인하 속도와 관련해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 등이 부각되며 ‘매파적 빅컷’이라는 평가가 확산한 결과다. 글로벌 채권금리는 빅컷이 무색하게 오히려 상승세(채권 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냈고 주식시장은 보합 수준에서 등락했다. 달러도 큰 폭의 약세로 전환하지 않았다.
18일(현지시간)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5.25~5.5%에서 연 4.75~5.0%로 0.5%포인트 내렸다. 시장 기대치인 0.25%포인트를 넘어서는 인하폭이지만 다수의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매파적 빅컷이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이 이날 “0.50%포인트가 새로운 인하 속도가 아니다”고 언급한 게 이런 평가의 근거가 됐다. 빅컷이 계속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발언이어서다. 미셸 보먼 Fed 이사가 소수의견(0.25%포인트 인하)을 낸 것도 주목받았다. Fed 이사의 반대표가 나온 것은 2005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Fed의 빅컷 결정이 고용시장 침체 우려를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 탓이다. Fed는 성명서에서 “FOMC는 이중의 통화정책 목표(물가와 고용)와 관련한 양쪽 모두의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하락세로 마감했지만 19일 장 초반에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지난주 21만9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대폭 감소한 여파였다.
강진규 기자/뉴욕=박신영 특파원 josep@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