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함에 따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국내 부동산시장이 다시 자극받을지 관심을 끈다. 집값이 추가 상승할 것이란 우려와 함께 대출 규제 등이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월세용 투자상품(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 상가 등 비(非)아파트 부문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아파트, 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7월 대비 평균 0.24% 올랐다.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서울은 0.83% 오르며 2019년 12월(0.86%) 후 4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주택 유형별로는 서울 아파트값이 한 달 전보다 1.27% 올라 2018년 9월(1.84%) 후 7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립주택(0.23%)과 단독주택(0.24%) 상승률을 크게 웃돈 수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 개시가 매수심리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미국의 금리 인하는 지금 당장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지지 않더라도 수요자에게 앞으로 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확실한 시그널을 준 것”이라며 “그동안 주춤하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최근 대출 규제로 서울 변두리와 경기 외곽 지역의 집값이 상대적으로 주춤했는데 이 지역에 반전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달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등 대출 규제책으로 전국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리서치랩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선반영돼 7~8월 거래량이 증가한 것”이라며 “성수기인 가을 이사철이 왔지만 상승률과 거래량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도 흘러나온다. 김효선 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낮은 대출 금리로 은행 예금이나 채권과 같은 안전 자산의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부동산 투자 수요가 커질 수 있다”며 “좋은 입지의 상가와 빌딩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심은지/김소현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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