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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재편 나선 SK그룹…계열사별 주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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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SK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이 본격화하면서 계열사들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8월 5일 9만1700원대까지 주저앉았던 SK이노베이션은 같은 달 27일 SK E&S의 합병안이 통과하자 장중 주가가 4% 뛰었다. 9월 들어 11만 원 선을 회복했다.

지난 8월 9일 12만8400원까지 떨어졌던 SK도 소폭 반등하며 15만 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구조 재편안의 밑그림이 윤곽을 드러내자 주가도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앞으로 남아 있는 사업 부문별 매각과 분할, 통합 작업은 각 계열사의 재무 안정성과 신용도, 장기 주가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배터리와 AI 중심 구조 재편




SK그룹주가 흔들리는 이유는 계열사가 많고 지배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의 계열사 수는 올 6월 30일 기준 218개다. 삼성그룹 63개, 현대자동차그룹 70개, LG그룹 60개 등 다른 기업의 3배 이상이다. 지배구조도 복잡하다. 지주회사 SK는 최태원 회장(지분율 17.9%), 최기원 이사장(6.6%)을 포함해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이 25.7%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7.4%, 자기주식의 비율이 약 25%로 높은 편이다.

지주회사 SK의 상장 자회사로는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스퀘어, SK네트웍스, SKC, SK바이오팜 등이 있다. 비상장 자회사로는 SK E&S, SK실트론, SK스페셜티, SK에코플랜트 등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SK온을 보유하고 있으며, 투자 전문 회사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티맵모빌리티, 11번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워커힐 호텔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와 SK매직을 100%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20일 SK렌터카를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에 매각하면서 SK매직만 보유한 상태다.

SK그룹은 배터리 사업 지원과 인공지능(AI) 집중,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대규모 신규 투자로 차입 부담이 크게 확대된 SK이노베이션, SK온, SK에코플랜트는 관련 합병과 지분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 주주총회에서 SK E&S와 흡수 합병이 승인됐다. SK온은 SK이노베이션 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등을 흡수 합병해 직접적인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환경, 에너지 투자 등을 본격화한 SK에코플랜트는 모회사인 지주회사 SK가 보유한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와 에센코어 모회사인 SK S.E.아시아 지분 100%를 각각 포괄적 주식 교환과 현물출자 방식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SK그룹은 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와 통신 부문의 SK텔레콤에 2028년까지 100조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재무 건전화 방안으로 3년 내 부채 비율을 100% 이하로 개선하고 30조 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이 계열 전반의 확장적 투자에서 벗어나 성장성이 높은 사업 위주의 선별적인 투자 정책으로 전환한 만큼 기존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전환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투자도 효율성과 외부 여건 등을 고려해 사업 속도를 조절하거나 사업 중단 등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계열사 슬림화, 재무구조 개선 기대

SK그룹이 전면적인 리밸런싱 작업에 돌입한 이유는 중복되는 투자·사업으로 인한 비효율을 최소화하고, 적절한 통폐합을 통해 핵심 사업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지주회사 SK의 올해 상반기 말 매각 예정 자산은 약 4조6000억 원이다. 지난해 말 약 1조3000억 원과 비교할 때 반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2분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8월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 SK렌터카를 비롯해 9월 매각 완료를 앞둔 쏘카 지분 17.9%, 중국 물류센터 ESR케이만, SK매직 가전사업부, SK엔펄스 반도체 소재 사업 등이 매각 예정 자산으로 포함됐다.

SK렌터카는 지난 4월 어피니티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SK네트웍스는 어피니티에 SK렌터카 지분 100%를 8200억 원에 매각했다. 이 밖에 반도체 특수가스 회사 SK스페셜티(SK의 자회사), 배터리 분리막 회사 SKIET(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반도체 소재·부품 회사 SK엔펄스(SKC의 자회사), 11번가, 중국 동박 제조사 론디안왓슨뉴에너지테크 및 베트남 마산그룹·빈그룹 지분, 미국 에너지 기업 플러그파워 등도 매각을 고려 중이다. 지주회사 SK는 100% 자회사인 SK스페셜티를 매각하기 위해 한앤컴퍼니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거래 대금은 4조 원대에 달한다.

업계는 계획대로 자산 매각이 완료되면 풍부한 현금 유입으로 지주회사 SK 및 관련 계열사들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의 첨단 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 4대 핵심 사업은 현금 창출력 대비 자금 순유출 증가로 차입금과 사채가 지속해서 상승해 왔다. 특히 손자회사 SK온(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의 차입금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주회사 SK의 단기차입금은 2021년 말 약 7조7000억 원에서 이듬해 17조 원을 초과하며 증가했다. 올 2분기 말에는 19조6000억 원 수준이다. 장기차입금과 사채도 지난 수년간 지속해서 증가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장기차입금은 약 25조 원, 사채는 약 37조 원이다.

SK온은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로, 2차전지 분야에서는 다소 후발주자다. SK온은 설립 이래 11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낸 가운데 단기차입금을 포함해 사채와 장기차입금의 규모도 매년 확대됐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제품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2011년부터 SK온이 진행 중인 국내외 공장 신·증설에, 추가로 약 12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SK E&S 합병 영향, SK 순자산가치 감소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지주회사 SK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SK이노베이션과 지주회사 SK의 자회사인 SK E&S 간 합병이 8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가결됨에 따라 오는 11월 1일 두 회사는 통합 SK이노베이션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지주회사로서 자회사로부터 배당 수익을 수취하던 SK는 SK E&S로부터 배당을 받을 수 없게 된다.




SK가 SK E&S로부터 지급받던 배당 수익은 SK의 전체 배당 수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추정에 따르면 SK가 SK E&S로부터 수취한 배당 수익은 2021년 약 3470억 원, 2022년 약 5680억 원, 2023년 약 4740억 원으로, 각각 해당 사업연도 배당 수익의 약 47%, 55%, 37%를 차지한다.

단기적으로 SK의 순자산가치도 감소한다. 지주회사의 자회사 중 상장된 회사의 경우 중복 상장 이슈로 인해 통상 40~60%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받는다. 비상장 자회사인 SK E&S가 SK이노베이션과 합병하게 되면 기존에는 할인율의 적용에서 배제됐던 SK E&S에 할인율이 적용돼 SK의 순자산가치가 줄어드는 것이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SK E&S과 합병으로 이익 변동성이 완화되고 이익 창출 능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SK E&S가 1조~2조 원의 안정적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내고 있다는 점에서다. SK이노베이션은 연간 최대 5조~6조 원 규모의 EBITDA 변동 폭이 일정 부분 상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자보상배율 및 부채 비율 등 재무구조도 소폭 개선된다.

다만 SK E&S 주식의 교환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의 발행 주식 수가 약 58% 늘어나 주당 가치의 희석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창출될 시너지 효과가 더 크다는 의견도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기본 설비의 저율 가동 등 영향으로 SK온의 흑자전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이 주가의 상단을 제약하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2025년 BC 가스전 가동 및 LNG 물량 확대 등 자체적인 외형 확대가 이뤄지고, SK어스온과의 협업을 통한 업스트림 가스전 개발의 효율화와 저가 연료 확보 등의 시너지가 창출되면 이익 안정화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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