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 걸그룹 뉴진스가 하이브와 첨예한 대립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BTS 멤버들이 SNS 상에 이들을 지지하는 듯한 글들을 연달아 올려 파장을 예고했다. 주요 멤버들의 군복무가 아직 계속되고 있는 만큼 BTS가 그룹 차원에서 당장 하이브와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엔터업계의 시각이다. 그렇다고하더라도 전체 매출에서 BTS가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에 달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하이브 입장에선 부담이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BTS 멤버 정국은 자신의 반려견인 ‘전밤’의 일상을 올리는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아티스트는 죄가 없다”(Artists are not guilty)라는 글을 올렸다. 이와 함께 뉴진스 ‘파워퍼프걸’ 상징색인 파랑·분홍·노랑·초록·보라색 하트 모양의 이모티콘과 힘을 주고 있는 팔 모양 이모티콘을 추가했다. 정국이 올린 이모티콘은 각각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을 상징하는 것으로, 팬들 사이에선 “뉴진스를 우회적으로 지지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12일 다른 멤버 뷔는 인스타에 ’기억력 뒤죽박죽이지만 Layover 1주년 나 자신 축하해‘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뷔의 첫 솔로앨범 '레이오버(Layover)' 재킷 등이 담겼다. 이 앨범은 민희진 전 대표가 프로듀싱한 앨범으로, 뷔가 SNS에 이 사진과 글을 올릴 때만하더라도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처럼 비쳐졌다. 하지만 정국이 대놓고 뉴진스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면서 뷔의 이 게시물도 민 전 대표와 뉴진스를 지지하는 듯한 방향으로 해석되는 양상이다.
뉴진스는 지난 1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고 하이브 내에서 따돌림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와 함께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를 오는 25일까지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뉴진스가 입장을 표명하자 이들을 응원하는 행렬도 잇따랐다. S.E.S 멤버 바다, 우주소녀 멤버 다원, 프로야구 김도영(기아), 세븐틴 팬덤 등이 뉴진스의 발언을 지지했다.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가 뉴진스를 우회적으로 지지한 것은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이 처음이다.
정국의 뉴진스 지지는 다른 엔터산업 종사자들의 개인적 지지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멤버들의 군복무로 사실상 그룹 활동이 멈춘 상황에서도 BTS가 하이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3%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이브 입장에서는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송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