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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치고 '1등' 하면 뭐하나…취준생들 눈물 흘리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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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기간에 '집콕' 인구가 늘 것으로 보이면서 편의점계가 웃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세에 고물가 기조가 만나 편의점계가 훈풍을 누리는 가운데, 연휴 기간에도 '혼추족'들로 붐빌 것이 기대되면서다. 다만 편의점의 활황 뒤에는 명절에 혼자 끼니를 떼워야하는 취업준비생 등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암울한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전국 만 20~69세 남녀 3000명에게 물은 결과, 이번 추석 연휴를 집에서 쉬면서 보내겠다고 답한 이들은 36.1%에 달했다. 고향을 방문하겠다(33.5%)거나 여행을 가겠다(9.9%)는 비율보다 많은 수준이다.

편의점 업계는 이렇게 홀로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들을 겨냥해 도시락 상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명절에도 혼자 끼니를 해결하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1인 가구를 겨냥한 도시락 상품은 편의점 업계의 '성공 공식'이 돼가고 있다. CU는 3년 동안 명절 연휴 기간 도시락 매출이 두 자릿수대 신장률을 보였다고 한다. GS25도 지난해 명절 도시락이 도시락 매출 1위를 기록했다고 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도시락 매출이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GS25는 일반 도시락 상품 대비 중량이 16% 늘린 '추석 소불고기 전골 도시락'을 출시했다. CU는 '한가위 명절 도시락'을 선보였는데, 16~18일까지 반값 행사도 진행한다. 세븐일레븐은 배우 이장우와 함께 '맛장우도시락 명절하이라이트'를 내놓으면서, 13~30일까지 이 도시락을 사면 에비앙 생수 500ml 또는 펩시콜라 250ml를 주기로 했다.

앞서 한국 편의점의 성장 배경에는 1인 가구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편의점 수는 5만5200개를 넘어섰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 7월 국내 편의점 매장이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보다 많다고 밝혔다.

이는 인구 950명당 1개꼴로, 1인당 매장 수는 '편의점 대국' 일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CNN은 당시 한국 편의점의 차별점으로 '원스톱 가게'라는 점이라고 꼽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 세계 인플루언서들로부터 인기를 얻는 영향도 있다고 거론했다.

명절 도시락 상품을 포함한 편의점 인기는 마냥 반갑지 않은 대목이 있다. 편의점 인기는 '불황형 소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명절 편의점 도시락 주 이용층은 명절에도 취업 준비에 한창이라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취준생이 상당하다. 최근 고물가로 인해 다른 외식을 하기가 부담스러운 청년층은 편의점 도시락을 애용하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채용 플랫폼 캐치 조사 결과,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24%의 2030세대 취준생 중 대다수인 37%가 '취업 준비하느라 바빠서'라고 답했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취준생이 가장 자주 사 먹는 식사 메뉴가 편의점 도시락 및 삼각김밥(24%)이다.

최근 젊은이들은 '편의점 마감런'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GS25에 따르면 마감 할인으로 판매된 상품 수량은 지난해 말 대비 올해 3월 약 7배 늘었는데, 이용 고객 연령대는 20대가 38%, 30대가 34%였다. 마감런으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도시락, 샌드위치, 김밥 순이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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