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13일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는 약탈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를 “단기 차익을 좇는 기업사냥꾼”으로 지칭하고, 영풍그룹 오너인 장형진 고문을 “실패한 경영인”으로 규정하며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갈 자격과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 시도에 반대한다”며 “영풍과 결탁한 MBK파트너스 같은 기업사냥꾼은 ‘투자 수익률 극대화’란 단기적 관점에서 경영할 수밖에 없는 만큼 고려아연을 정상적으로 이끄는 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국내에서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뒤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의 약탈적 경영을 일삼았다”며 “이런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해외에 재매각하면 국가 기간산업 및 2차전지 소재 핵심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사모펀드의 본질인 투자 수익 극대화 과정에서 고려아연 직원은 물론 지역사회, 이해관계자, 소액주주 등에게 막대한 피해가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풍과 관련해서는 “장 고문은 실패한 경영인”이라고 비난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은 그동안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며 각종 환경오염으로 지역 주민과 낙동강 수계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며 “빈발하는 중대 재해 사고로 최근 대표들이 모두 구속되는 등 사업을 지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영 실패와 중대 재해를 책임져야 할 사람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침탈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백기사 확보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인 고려아연은 여론전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기존의 제련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2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 등 신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강력한 주주환원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현 경영진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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