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스위트박스를 매년 직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회사가 있다. 연간 이용료가 3500만원에 달하는 이 스위트박스는 관람석 4층에 마련된 별도의 룸이다. 이 안에는 TV, 에어컨, 냉장고 등이 구비돼있어 편안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또 해당 룸에 딸린 야외 응원석으로 나가 경기장을 내려다보며 응원을 할 수도 있다. 이 회사의 직원들은 가족들도 함께 데려가 회사 경비로 음식, 생맥주 등을 시켜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복지라고 입을 모았다.
이 회사는 자동차 부품 제조사 신라공업이다. 직원 복지 차원에서 2019년부터 야구장 스위트박스 연회원권 계약을 맺고 매년 갱신하고 있다. 약 25명이 들어가는 이 공간은 임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사용한다. 신청을 받기도 하고 팀별로 날짜를 정해 이용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가족 동반'이라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복지다. 신라공업의 한 직원은 "무료로 경기를 쾌적한 공간에서 볼 수 있다는 점,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고 치킨, 피자 등 음식도 무료로 시켜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들이 더 좋아하는 제도"라고 전했다.
공간제공뿐 아니라 음식결제도 회사가 해준다.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편안하게 보내면서 팀원들과도 회사 밖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는 최고경영자(CEO)의 배려다.
최근에는 한 직원이 퇴사했다가 '야구장 복지' 때문에 다시 입사한 경우도 있다. "야구장 스위트박스 가고 싶다"는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재입사했다는 것.
최병선 신라공업 대표는 "구내식당에서 여름철에 특식을 제공하고 연말에 음악회를 여는 것 못지 않게 야구장 스위트박스 무료 이용을 특별하게 여기는 직원들이 많다"며 "직원들이 고생한 만큼 다양한 복지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라공업의 구내식당은 풀무원이 운영한다. 10년 가량 고정으로 영양사를 배치 받았고 여름철엔 40일 가량 주 2회씩 보양음식으로 특식을 제공한다. 휴가는 회사에서 유급휴가로 3일을 주고 나머지는 연차에서 소진하는 구조다. 일주일 휴가여도 연차는 이틀만 써도 되는 셈이다.
회사 1층 로비에서 여는 연말 음악회 '신라가족 행복음악회'는 올해로 9년째다. 오케스트라 연주 등 해마다 다른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직원들의 가족도 초청하는 문화 행사다.
최 대표는 "매년 20%씩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약속을 10년째 지키고 있다"며 "10년 뒤에는 재택근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우리만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