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침체로 추석 명절 상여금을 줄이거나 주지 못하는 회사도 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의원들은 추석 명절 상여금으로 얼마나 받을까.
13일 열릴국회정보 정보공개포털에 따르면 올해 국회의원이 상여 수당으로 받는 명절 휴가비는 849만5880원이다. 지난 5월 국회에 입성한 국회의원들은 첫 명절 휴가비로 이의 절반인 424만7940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이는 '월 봉급액의 60%를 지급한다'는 일반 공무원 수당 규정 제18조의3(명절휴가비)과 같은 방식으로 계산된 것이다.
424만원이라는 액수는 평균 직장인의 5배가량 높은 금액이다. 인크루트가 지난 3~4일 직장인 1055명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5.5%가 추석 상여금을 받는다고 답했고 나머지는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상여금을 받는 이들의 상여금 평균 금액은 약 84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수 조사나 여론조사처럼 통계학적으로 이뤄진 조사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직장인을 대변하는 통계는 아니지만, 대략적인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그간 국회의원들은 각종 수당은 물론 명절휴가비도 지속해서 올려왔다. 2017년 775만6800원→2018년 795만8400원→2019년810만1560원→2021년 817만4400원→2022년 838만8750원→2024년 849만5880원으로 10년간 약 10%가 올랐다.
통상적으로 세비라고 불리는 의원들의 봉급은 관련 법에서 '수당'으로 규정하고 있다. 올해 의원들의 월 일반 수당은 707만9900만원, 관리업무 수당 63만7190원, 정액 급식비 14만원, 입법활동비 313만6000원, 특별활동비 78만4000원 등이다. 이를 합치면 연간 연봉이 1억5690만860원, 월평균 1307만5070원에 달한다.
국회 안에서도 명절 휴가비를 두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부산 해운대을)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명절휴가비가 들어왔다"며 "국회의원이라는 하나의 이유만으로 여러 명목의 소중한 혈세가 날짜 되면 또박또박 들어오는데, 참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이어 "조금이라도 어려운 분들과 나누겠다"며 "입으로는 민생을 외치지만 진심으로 실천하는지 반성하며 오늘도 무겁게 하루를 시작한다"고 했다. 매년 세비 30%를 기부해온 김 의원은 명절 휴가비 절반을 약자를 위해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연욱 새로운미래 선임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회의원들에게 424만 원의 명절휴가비가 지급되었다는 소식은 씁쓸하게 한다. 마치 명절이 국회의원들만의 축제인 양, 혈세는 끊임없이 그분들의 주머니를 채우고 있다"며 "의원들은 제대로 된 의정 활동과 상관없이 돈은 꼬박꼬박 받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위한 일에 집중하고,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