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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하겠네" 부모들 큰일 났다더니…2030까지 푹 빠졌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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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팬인데요. 멤버 윈터가 영화 OST를 불러서 처음 알게 됐어요. 구경하다 보면 캐릭터들이 너무 귀엽고 워낙 다양해서 '최애' 캐릭터가 생겨요. 전 '꾸래핑'을 제일 좋아해요."

13일 정오께 경기 용인시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 1층. '캐치! 티니핑' 팝업스토어를 구경하던 20대 대학생 오모 씨가 이같이 말했다. 오 씨는 "난 뽀로로 세대인데, 만일 그때 티니핑이 인기였다면 못 헤어 나왔을 것"이라며 "그림체가 정교하고 피규어 등 완구도 품질이 좋아 어른도 살 법하다"고 말했다.

TV 시리즈 '캐치!티니핑'의 극장판인 영화 '사랑의 하츄핑'이 95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성적 순위 3위에 올랐다. 그간 국내 토종 캐릭터를 떠올리면 대번에 꼽는 '뽀로로'를 앞선 성과다. 티니핑이 4~6세 아동을 넘어 다양한 연령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30 키덜트 '동심' 홀렸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2030 시민들은 팝업스토어 구성 자체가 어린이뿐 아니라 키덜트(어린이kid와 성인adult의 합성어) 어른들도 타깃으로 삼은 느낌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2030 사이에서도 인기인 즉석 사진 부스가 있는가 하면, 무작위 완구 뽑기인 '가챠' 기기 등 성인들에게도 익숙한 놀거리들이 비치돼있었기 때문이다.

현장 직원인 20대 정모 씨는 "오전에도 20대 여성분이 '티니핑 팬'이시라며 키링(열쇠고리)형 피규어와 손거울 완구를 구매하셨다"면서 "중고등학생도 많이 오고, 자녀가 없는 상태로 구경하시는 성인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0대 대학생 이모 씨는 포토존을 구경하며 "교회 동생들이 티니핑을 처음 알려줬는데, 요즘에는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라며 "'티니핑 MBTI 유형테스트'가 카카오톡 등 메신저에서 퍼져 있고, '파산핑'이라는 단어가 유행했듯 특정 상황에 '○○핑'을 붙인 단어를 쓰는 게 밈(meme·인터넷 은어나 유행어의 일종)처럼 퍼지기도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티니핑 피규어는 색감 등 품질이 좋아 조악한 아이들 장난감 느낌이 없다"며 "캐릭터별로 색, 특징이 다 제각각이라 고르는 재미도 있다. 현재 말랑핑, 하츄핑 피규어 두 개를 소장 중"이라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유모 씨도 "티니핑 캐릭터가 워낙 귀엽고 앙증맞아 지난해부터 관련 굿즈를 수시로 구매했다"며 "티니핑 피규어가 무작위로 나오는 '랜덤 박스'도 한 번에 5개까지 사봤다"며 구매 후기를 전했다.
커피 브랜드·야구단 콜라보해도 '완판'

성인과 어린이 구분할 것 없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기업과 티니핑간 협업 사례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달 7일부터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MGC커피가 '사랑의 하츄핑'과 협업해 판매한 피규어 6종은 예상한 것보다 2배 이상 판매됐다.

메가MGC커피 관계자는 "굿즈를 사기 위해 자녀 혹은 지인과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더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콜라보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며 "특히 티니핑 피규어를 수집하려는 목적의 2030 여성 키덜트 고객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프로야구단 두산베어스도 지난달 영화 '사랑의 하츄핑'의 대표 캐릭터인 '하츄핑'을 구장에 초대했다. 시구에 나선 에스파 윈터와 함께 등장해 직관하러 온 이들의 이목이 쏠렸다.

콘텐츠의 향유층을 넓힌 덕에 팝업스토어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한경닷컴이 '캐치!티니핑' 제작사인 SAMG엔터테인먼트에 의뢰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이달 11일까지 영화 '사랑의 하츄핑'과 TV 시리즈 '캐치!티니핑' 홍보 목적으로 마련된 인천 송도·경기 수원·경기 용인 세 곳의 팝업스토어에서 제품을 구매한 고객은 약 21만명이다.

관계자는 "특히 송도 팝업 행사는 8월 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일 평균 2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냈다"며 "어린이뿐만 아니라 MZ세대 키덜트 등 다양한 연령층에서 고른 사랑을 받고 있음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해외에서는 슬램덩크, 인사이드아웃, 엘리멘탈이 어린이보다 성인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캐릭터 지적 재산권(IP) 관련 콘텐츠를 어린이의 전유물로 보는 관점은 이미 구시대적 발상으로 여겨지고 있는 게 세계적 흐름"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아직 한국은 캐릭터 IP 사업의 향유층을 어린이로 한정 짓고 개발하는 경향이 큰 가운데 티니핑이 키덜트에게도 사랑받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며 "캐릭터 IP 산업의 외연을 넓히려면 구매력 있는 성인도 어린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영리/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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