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일반직 매니저(사원·대리급) 2600여 명을 대상으로 성과에 따라 매년 기본급 인상분의 최대 두 배까지 차이를 두는 ‘일반직 성과 연동 임금체계’를 내년부터 도입한다. 현대자동차는 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려다가 노동조합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기아 노조가 12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를 한 결과, 일반직 성과 연동 임금체계를 포함한 임금 관련 잠정 합의안이 53.7%의 찬성을 얻어 가결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일반직 매니저는 연간 100만원 이상의 연봉 차등이 생기게 됐다.
기아는 매년 기본급 인상분을 노사가 협상해 정하고 있다. 올해 임단협에서 잠정 합의한 기본급 인상분은 11만2000원이다. 기존엔 저성과자와 고성과자 모두 똑같이 한 달 월급에서 11만2000원이 올랐다.
기아가 이번에 통과시킨 일반직 성과 연동 임금체계는 인사평가에 따라 기본급 인상분에 차등을 둔다. 올해 임단협에서 타결한 기본급 인상분을 내년에도 똑같이 적용한다고 하면, 최상위 평가를 받을 경우 호봉에 따른 상승분을 제외한 8만3200원의 두 배인 16만6400원을 더 받는다.
기아의 성과 연동 임금 체계 도입은 현대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연구·사무직 매니저를 대상으로 인사평가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화하는 제도를 도입하려다가 노조 반대로 실패했다.
이날 단체협약 합의안은 찬성률이 48.3%에 그치며 부결됐다. 기아 노사는 부결 사안을 놓고 다시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기아 조합원에게 지급될 기본급 300%와 1280만원의 경영 성과금 지급 등도 미뤄졌다.
김진원/곽용희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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