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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캐나다공장서 싼타페 생산 가능…배터리 소재도 공동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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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동차업계의 화두는 ‘중국’이다. 중국 전기차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깊숙이 파고든 탓에 전통 완성차 회사들이 코너에 몰려서다. 급기야 세계 2위 자동차 메이커인 폭스바겐은 본토인 독일 공장 2곳 폐쇄 방침을 밝혔다. 세계 3위 현대자동차그룹과 5위 제너럴모터스(GM)그룹이 자동차 공동 개발·생산 등을 포함한 ‘포괄적 동맹’을 맺게 된 배경이다.

업계에선 ‘현대차-GM 동맹’이 상당한 파급력을 불러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구축돼 중국차에 맞설 만큼 생산단가를 낮출 여력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두 회사의 협력 대상에 자율주행 시스템,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동맹의 힘은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 겹치고, 북미시장 확장”

현대차가 그동안 ‘독불장군’처럼 홀로 뛴 것은 아니다. 중국 바이두, 미국 우버, 영국 셸 등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해왔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는 없었다. 맞상대인 자동차업체보다는 현대차의 약점을 보완해주고 강점을 더 키워줄 이종 분야로 협력 대상을 제한했다.

이랬던 현대차가 GM과 ‘포괄적 협약’을 맺은 건 그만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데, 그나마 그 시장도 비야디(BYD) 등 중국판이 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큰돈을 들여 신차를 개발하고, 해외에 공장을 세우는 건 현대차와 GM 모두에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두 회사는 ‘파트너’를 찾았고, 올초부터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현대차가 GM을 파트너로 삼은 가장 큰 이유로는 겹치는 분야가 적다는 점이 꼽힌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에 강점이 있고, 중소형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많이 판다. GM은 이와 달리 상용차와 대형 차량·SUV·픽업트럭 등이 주력이다. 하이브리드카는 아예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입장에선 독일차나 일본차와 달리 서로 보완해줄 수 있는 GM만 한 파트너가 없다”고 말했다.

GM의 또 다른 강점은 ‘미국 정부와 말이 통하는 몇 안 되는 회사’란 것이다.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나 관세 정책에 가장 센 입김을 내는 업체가 GM이어서다. 현대차가 GM과 손잡으면 미국 최고의 우군을 맞는 셈이 된다.
○공동 개발 차, 양사 모두 출시
GM은 전 세계에 35개 공장을 거느리고 있다. 현대차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체코, 인도, 터키, 브라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공장을 두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현대차 공장이 없는 캐나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에콰도르, 이집트 등지의 GM 공장에서 현대차를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반대로 GM은 베트남, 체코, 터키 등지에 있는 현대차 공장을 활용할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신규 공장 설립비를 아끼고, 기존 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양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차량에 대해선 ‘리배징’ 전략도 펼 수 있게 된다. 하나의 차종을 여러 가지 브랜드로 출시하는 리배징을 통해 신차 개발비와 판매망 등에서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리배징 전략을 포함해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배징은 두 회사의 기존 차량이 아니라 신차에 적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현대차와 GM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소재 등도 통합 소싱을 하기로 했다. 니켈 등 배터리 필수 원료 등을 공동 구매해 도입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여기에 철강 및 기타 소재 등도 같은 방식으로 구매하는 방안이 포함돼 현대제철의 자동차용 강판을 GM에 납품할 가능성도 있다. 포괄적 협력 대상은 향후 기아 등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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