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숏폼 드라마 플랫폼 회사인 스푼랩스에 1200억원을 투자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
크래프톤은 스푼랩스에 120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진행한다고 11일 발표했다. 크래프톤은 “그동안 게임 외 분야에 투자한 금액으로는 가장 많은 액수”라고 설명했다. 투자를 통해 확보한 지분은 공개하지 않았다.
스푼랩스는 오디오 플랫폼인 스푼을 개발해 전 세계에 서비스하고 있다. 최근 사업 영역을 확장해 숏폼 드라마 플랫폼 사업에 진출했다. 사명도 스푼라디오에서 스푼랩스로 바꿨다. 전용 플랫폼인 ‘비글루(Vigloo)’는 2분 내외의 숏폼 드라마 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기존의 글로벌 OTT 업체와 같이 여러 국가의 특성에 맞춘 콘텐츠 큐레이션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등 7개 언어를 지원한다.
크래프톤은 스푼랩스의 안정적인 플랫폼 기술력과 글로벌 서비스 성공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숏폼 드라마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새로운 지식재산권(IP) 원천 확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에 주목해 투자를 결정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현재 숏폼 드라마 시장은 약 7조원 규모의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미국과 일본 등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향후 비글루가 선보일 국산 콘텐츠가 기존 드라마 시장의 한류 열풍을 숏폼 시장에서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스푼랩스는 현재까지 60개의 콘텐츠를 비글루에 독점 공개했다. 연말까지 총 120여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달부터 일본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와 함께 일본과 미국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스푼랩스는 이미 지난 수년간 스푼을 통해 탄탄한 해외 사업 역량을 증명해 온 기업”이라며 “이번에 진출한 숏폼 드라마 플랫폼 사업에서도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를 발굴하고, 산업 생태계도 조성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혁재 스푼랩스 대표는 “오디오 분야에서 시작해 비디오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며 “스푼랩스는 앞으로 미국과 일본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크래프톤과 함께 숏폼 드라마 분야에서도 새로운 국제 표준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