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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끝나고 퇴사할 수밖에"…중소기업 처참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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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에 들어간 상근직 간호사 A씨는 복귀를 앞두고 상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배치할만한 부서가 없어서 교대 근무로밖에 자리가 안 날 것 같다"는 통보였다. 일단 복귀는 했지만 밤 10시 퇴근하는 교대근무를 하면서 육아를 병행할 수 없었던 A씨는 결국 일을 그만 뒀다.

중소기업 육아휴직자 10명 중 3명은 복귀 후 1년 내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기업에 비해 회사를 그만두는 비율이 세 배에 육박했다. 육아휴직과 관련해 사업주의 위법적 조치에 대해 신고하는 건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근로자가 육아휴직 후 직장에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50인 미만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육아 휴직을 쓴 이후 1년간 회사에 다니는 비율인 '고용유지율'은 지난해 7월 기준 68.4%로 나타났다. 우선 지원기업 전체의 고용유지율은 지난해 7월 기준 70.4%에 달했다.

50인 미만 사업장 고용유지율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째 60%대에 머물고 있다. 육아 경력단절 방지를 위해 내놓은 정부의 각종 대책이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반면 1000명 이상 대기업의 경우 고용유지율이 89.6%, 대규모 기업의 경우 88.6%에 달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노동시장 이중구조 현상이 육아휴직 후 고용유지율에서도 나타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산휴가’ 종료 후 고용유지율은 우선지원 기업의 경우 2018년 81.3%에서 2023년 7월 기준 80.4%로 ‘퇴보’했다. 반면 대규모 기업은 93.1%에서 93.8%로 소폭 올랐다.

결과적으로 중소기업 근로자는 다섯 명 중 한 명은 출산휴가 후 회사를 그만두고, 나머지 열 명 중 세 명은 육아휴직 종료 후 회사를 그만두는 셈이다.

육아휴직과 관련해 사업주의 위법적 조치에 대해 신고하는 사건도 되레 늘어나고 있다. '육아휴직 미 부여'에 대해 고용부에 신고를 접수한 건수는 2017년 58건에 그쳤지만 지속해서 늘어나 2023년에 182건에 달했다. 올해도 8월 기준으로 벌써 105건에 달해 역대 최고 신고 건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육아휴직 중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당했다는 신고도 2022년 59건에 그쳤지만 지난해 120건으로 두배 넘게 폭증했다. 올해도 8월 기준 70건에 달한다.

김위상 의원은 “산술적으로 중소기업 근로자 10명 중 6명은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종료 후 회사를 떠나는 셈"이라며 "저출생·고령화 현상으로 한국의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여성 고용률 향상'인만큼 고용유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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