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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어다 준 만큼 받아가라"…펀드수수료 제동 건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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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월가에서 헤지펀드 운용사들에 투자 수익률에 응당한 수수료를 받을 것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캐시 허들(현금 기준)' 방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헤지펀드 운용사 엑소더스포인트 캐피털이 최근 투자자들에 캐시 허들 방식의 수수료 지급에 동의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엑소더스포인트는 밀레니엄 매니지먼트 임원 출신인 마이클 겔밴드와 형 리가 설립한 운용사다. 현재 운용자산은 110억 달러 가량이다.

엑소더스포인트는 최근 수년 간 미미한 성과를 보였다. 8월 말까지 엑소더스포인트의 주요 펀드는 4.6%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리서치 회사 피보탈패스가 집계한 헤지펀드 지수의 7.2% 수익률보다 낮다. 이에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를 고려하자 자구책으로 투자자들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낮추기로 한 것이다.

WSJ에 따르면 엑소더스포인트는 단기 국채 수익률에 인센티브 수수료를 연동하는 새로운 클래스의 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3개월 만기 미국 국채는 현재 약 5%의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 다른 많은 고수익 저축 계좌들도 비슷한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수년 간 헤지펀드 업계가 거둔 보상은 막대했다. 이들 매니저는 통상 펀드 자산의 2%를 관리 수수료로, 펀드 투자 이익의 20%를 성과 수수료로 받는 보상 구조를 통해 수십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축적해 왔다. 문제는 이들의 투자 수익률이 다른 벤치마크 수익률을 능가하든 못하든 고객들로부터 성과 수수료를 챙겨간 데 있다.

이에 최근 들어 펀드에 자금을 대는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들과 대학교 등이 수수료 모델 개선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으로 금리가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하면서, 투자자들로서는 헤지펀드 운용사보다 훨씬 저렴한 수수료 비용에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작년 말 골드만삭스가 358명의 기관 투자자(LP)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절반의 투자자가 캐시 허들 방식을 인정하는 운용사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답했다. 골드만삭스가 302명의 펀드 매니저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약 14%의 운용사가 이미 캐시 허들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0명 이상의 대형 헤지펀드 LP들은 캐시 허들 방식이 일반화돼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이들은 "그동안 1억 달러 규모의 헤지펀드가 아무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우리의) 현금 자금을 투자해 이익의 20%를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모델이다"고 비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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