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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에 최후 통첩"…'마포갈매기' 회사의 기이한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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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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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래 정지 상태인 코스닥 상장사 디딤이앤에프의 공시가 화제다. '모험가좌'(모험가+본좌)로 알려진 최대주주 김상훈 씨가 연이어 공시에 특이한 내용을 담으면서다. 마포갈매기, 연안식당 등 외식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디딤이앤에프는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딤이앤에프의 최대주주인 김씨는 전날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를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김씨는 디딤이앤에프의 지분 8.2%(473만9999주)를 보유하고 있고, 지분 취득 자금 52억4507만원은 모두 자기자금으로 조달했다.

    눈길을 끈건 '변경 사유'다. 해당 항목은 주식 보유상황을 보고할 때, 변동사유나 변경사유를 기재하는 부분이다. 김 씨는 굵은 글씨로 '거짓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기꾼들에게 최후통첩'이라고 변경사유를 기재했다. 보유 목적에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말한 것으로 알려진 '정직은 매우 비싼 선물이다 싸구려 사람들에게 그것을 기대하지 마라'는 문구를 썼다.

    아울러 김씨는 본인 직업과 직위를 '모험가(투자자)'와 '사기꾼 추적자'로, 부서를 미국 천재사기꾼 프랭크 애버그네일의 실화를 다룬 영화의 제목과 같은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으로 기재했다. 지난해 3월에도 김씨는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를 통해 자신의 직업을 '모험가'라고 소개하고 주식보유 목적에 '필사즉생 필생즉사'라고 적어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이에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김씨를 '모험가좌'로 부르는 이들이 생겼다.


    이메일 주소는 '******_hellgate@gmail.com'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기존 경영진 등과 경영권분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들을 겨냥한 문구로 풀이된다. 지난 5월 김씨는 이사회를 열고 기존 지배인을 해임한 바 있다.

    김씨가 당초 경영에 참여할 생각으로 지분을 취득한 건 아니다. 하지만 물타기(주가 하락 시 추가 매수해 평균매수단가를 낮추는 것)를 거듭하던 중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이 반대매매로 줄어들자 김씨는 의도와 관계 없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김씨는 주식보유목적을 경영권 영향을 바꿨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김씨는 스위스 로잔호텔학교에서 호텔 경영학을 전공했다. 현재는 주식회사 '접속'의 대표를 맡고 있다.

    디딤이앤에프는 마포갈매기, 연안식당, 공화춘 등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2017년 상장한 뒤 2019년 매출 125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외식업 경기 악화 등 여파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매출은 2020년 809억원, 2021년 618억원, 2022년 609억원으로 감소세다. 영업이익도 2020년부터 3년 연속 적자다.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손실은 21억원에 육박했다.

    디딤이앤에프의 거래는 3월27일부터 정지된 상태다.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최근 사업연도 재무제표가 의견거절을 받은 탓이다. 최근엔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철회되며 운영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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