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는 국내 주얼리산업의 중심지다. 전체 주얼리산업 종사자 다섯 명 중 한 명(2022년 기준)은 종로에서 일한다. 그러나 최근 해외 브랜드의 파상공세와 소비자 신뢰 하락 등으로 종로의 주얼리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다.
‘K주얼리지원법’을 대표 발의한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신뢰를 잃으면 그 산업은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주얼리산업의 신뢰 기반을 구축해 ‘효자산업’으로 도약시키는 게 법안의 목적이다. 곽 의원은 “이탈리아 프랑스 등 해외 유명 주얼리 브랜드들이 국가적 지원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소비자 신뢰를 쌓아온 데 반해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종로는 곽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주얼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얼리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의 70% 이상이 무자료 거래 등 음성 거래다. 함량 미달 제품이 정품으로 둔갑해 판매되는 등 소비자 신뢰를 갉아먹는 거래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곽 의원이 법안에 담은 게 ‘주얼리 소매업 등록제’다. 주얼리 판매업은 사업자 신고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곽 의원은 “국내에서 생산된 주얼리 제품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산업 종사자들은 제조, 유통 등 전 과정에 등록제를 도입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주얼리산업이 양성화하면 더 큰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등록제가 시장 진입의 허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신뢰 자본을 쌓는 것”이라며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세계 주얼리 시장은 올해 396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교역도 지난 수년간 꾸준히 늘고 있지만 한국이 세계 주얼리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0.3% 수준에 그친다.
한재영 기자/사진=임대철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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