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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계인" "졸랑졸랑 덤비니까"…끝없는 정치 언어의 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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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언어의 타락이 끝이 없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김어준 씨 유튜브에 나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가까이서 얼굴을 본 게 처음인데 외계인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며 “많이 꾸민다는 생각이 들어 좀 징그러웠다”고 했다. 또 “키높이 구두 같은 것을 신었던 것 같더라”며 “금속 장식이 두 개 달려 있는데, 참 요란했다”고 했다. 함께 출연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자신과 한 대표의 키를 비교하며 “사람이 좀 얇더라”고 맞장구쳤다.

각 당의 중책을 맡은 사람들조차 이처럼 경망스러운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게 한국 정치인들의 언어 수준이다. 아무리 상대가 밉더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데, 최소한의 품격도 없다. 우리 정치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다. 할 일이 그렇게 없어서 한가하게 상대 당 대표의 외모 품평, 인신공격이나 하고 있나.

우리 국회의원들의 저질 막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갈수록 도를 더한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그제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덕수 총리에게 “졸랑졸랑 덤비니까…”라고 비하했다. 시정잡배나 쓰는 표현이다. 민주당은 대표부터 ‘집적거린다’ ‘설마 2찍’ ‘셰셰’ ‘대XX 깨진’ ‘나라 망조’ ‘자위대 군홧발’ 등 저열하고 선동적 표현이 헤아릴 수 없다. 최근에만 해도 의원들 입에서 ‘살인자’ ‘뇌 구조 이상’ ‘정신 나간’ ‘빌런’ ‘꼬붕’ ‘또라이’ 등 저급한 발언이 이어졌다.

이들이 이런 증오를 담은 저질 막말과 조롱을 쏟아내는 의도를 헤아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상대를 타협의 대상이 아닌 타도해야 할 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진영 논리에 충실해 지지층의 박수를 받고 주목도를 높이려는 저의도 있을 것이다. 이러니 건설적, 합리적인 논쟁은 발붙이기 어렵고, 정치는 더 극단화한다. 우리 정치인들에게 고도의 설득 기술, 품위, 촌철살인의 재치까지 기대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상식적 수준만이라도 갖췄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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