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지난해 9월부터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 내 과제들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H.O.P는 비만 치료의 전주기적 영역에서 도움을 주는 ‘맞춤형 치료제’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핵심 프로젝트다.
그 중 한미약품이 비공개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해 온 ‘신개념 비만치료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체중 감량 시 근육 손실(감량 체중의 최대 40%)을 동반하는 기존 치료제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물질은 인크레틴과는 전혀 다른 작용 기전을 통해 체중 감량 시 근육을 증가시키는 ‘신개념 비만치료제’로 개발됐다. 한미약품은 오는 11월 미국비만학회(ObesityWeek)에서 해당 물질의 타깃 및 비임상 연구결과를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 파이프라인은 인크레틴을 병용하는 것은 물론 단독요법으로도 체중감량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O.P 프로젝트 중 처음 임상을 시작한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는 현재 국내 임상 3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국인의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한국인 맞춤형 비만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것은 물론,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최초의 장기 지속형 GLP-1 비만 치료 신약으로 각광 받고 있다. 임상은 2026년 하반기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면 빠르면 2027년 출시된다.
지난 6월 미국당뇨학회(ADA)에서 처음 공개된 HM15275는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잇는 차세대 혁신형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올해 11월 미국비만학회(ObesityWeek)에서 후속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HM15275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와 위 억제 펩타이드(GIP), 글루카곤(Glucagon, GCG) 등 세 가지 수용체 각각의 작용을 최적화해 비만 치료에 특화됐다. 또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도 효력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2025년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통해 경구용 비만치료제, 비만 예방 및 관리에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치료제 등 비만 환자의 라이프스타일 및 복약 순응도 교정이 가능한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비만치료 의약품과 융합이 가능한 ‘디지털의료기기’도 국내 최초로 내놓는다. ‘한국인 맞춤 GLP-1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디지털의료기기’를 융합한 치료로 효능 극대화 및 안전성 개선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비만 신약 출시 시점뿐만 아니라 비만 및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에 대한 연구나 노하우 측면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이 한미약품”이라면서 “한국 제약회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하는 최초의 비만 신약 탄생이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약품 최인영 R&D센터장은 “올해 하반기는 그간의 연구성과들을 글로벌 무대에서 선보이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미국비만학회에서 처음 공개될 신개념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은 단독요법으로도 비만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기존 치료제와의 병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H.O.P.의 글로벌 경쟁력을 증명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