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 블루밍그레이스가 지난 5월 'A20엔터테인먼트' 상표를 출원한 것에 이어 지난 7월까지 엔터 관련 상표를 무더기 출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전 총괄이 국내 엔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다시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9일 특허청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 따르면 이 전 총괄의 블루밍그레이스는 5월 3일 'A2O Entertainment(엔터테인먼트)'상표를 출원했다. 해당 상표의 상품 분류에는 연예오락업, 비디오게임장치, 광고업, 부동산업, 기록 및 내려받기 가능한 미디어, 동물관리에 관한 자문서비스업, 의류, 운송업, 디자인업, 식음료제공서비스업, 의료업, 법무서비스업 등이 포함된다.
이후 5월 29일 블루밍그레이스 상표와 'BLOOMING MUSIC PUBLISHING(블루밍 뮤직 퍼블리싱), '도리만원' 상표를 추가로 출원했고, 7월 5일에 'Zal-Song', 'Zal-Pop', 'Zal-Dance', 'Zal-Show', '짤-쇼츠', '짤-팝', ' 짤-쇼', 'Zal-Shorts', ' 짤-댄스', '짤-송' 등 10개 상표를 출원했다. 상표는 모두 09류, 35류, 38류, 41류, 42류 상품 분류로 등록됐는데, 이는 연예오락업, 광고업, 기록 및 내려받기 가능한 미디어, 통신서비스업, 디자인업 분야다.
지난달 23일에는 회사 설립 목적도 추가했다. 블루밍그레이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투자회사에 대한 출자 및 자금 지원, 자회사 등과 상품 또는 용역의 공동 개발, 판매 및 설비, 전산 시스템 등의 공동 활용 등을 위한 사무 지원 사업, 브랜드 및 상표권 등 지적재산권의 관리 및 라이선스업, 창업 및 신기술 관련 투자 등이 추가됐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업은 설립 목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이 전 총괄이 지난해 2월 하이브와 SM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3년간 국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지 않기로 한 약정 때문으로 보인다. 이 조항 때문에 이 전 총괄은 3년간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서만 프로듀싱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SM 임직원을 고용하거나 SM 아티스트와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이 전 총괄 역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 30일 이 전 총괄은 'SM 설립자'라는 타이틀로 국제저작권단체연맹(CISAC) 정기 총회에 참석해 '문화의 국경을 넘다: K팝 사례 연구'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블루밍그레이스의 'A20 Entertainment'(A20 엔터테인먼트) 상표를 출원 소식이 알려진 직후 진행됐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지만, 이 전 총괄은 A20엔터테인먼트 관련 언급 없이 저작권 보호 관련 내용만 강조했다.
한편 현재 해당 상표들은 출원·심사대기 상태다. 상표출원서가 출원일 인정 요건을 갖춰 특허청에서 수리됐으나, 심사관은 아직 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