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 투자 규모 커져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노무라증권의 자산전략 매니징 디렉터인 찰리 맥엘리곳은 메모를 통해 VIX지수 급등에 베팅하는 옵션이 직전 주 금요일인 지난달 30일 대규모로 거래됐다고 밝혔다. VIX지수는 S&P500 지수 옵션의 변동성을 측정한다. 향후 30일 동안 시장의 예상 변동성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만큼 변동 폭이 커지기 때문에 ‘공포지수’라고도 불린다.
투자자들이 지난주 VIX 지수 급등에 베팅한 것은 이번 주에 고용지표가 대거 발표되기 때문이었다. 이날 이미 7월 구인·이직 보고서가 나왔고, 5일 ADP 고용보고서 및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 6일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 및 실업률 발표가 예정돼 있다.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더 둔화할 경우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주가가 내려갈 수 있고, 이에 따라 VIX지수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주가 급등락 폭이 커지는 만큼 VIX 지수는 올라간다.
여기에 3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변동성에 불을 붙였다. 이날 PMI는 47.2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47.5)를 소폭 하회했다. 주요 경기 선행 지표인 제조업 PMI는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을, 50보다 낮으면 위축을 뜻한다. ISM 제조업 PMI는 5개월 연속 50을 넘지 못했다. 경기 둔화가 예상되자 주가 하락을 점친 투자자들이 더더욱 VIX 지수 옵션 투자에 나섰다.
VIX 투자 헤지위해 주식 매도
VIX 지수 옵션투자는 예상치 못하게 주가 급락에 기름을 부었다. 주가 하락을 대비하는 투자자들에게 VIX 지수 옵션상품을 판매한 딜러 본인들도 헤지를 위해 VIX 지수 옵션을 매수하고 나서면서다. 또 주가지수 선물 매도를 통해서도 주가 하락에 대비했다. 딜러들의 헤지 활동이 주가 하락을 더욱 부채질한 것이다.
VIX 지수가 급등하자 VIX지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VVIX 지수도 큰 폭으로 올랐다. VVIX 지수는 3일 36포인트 급등했는데, 이는 2018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 주가 급락으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들이 해당 주식을 매도하는 리밸런싱이 일어난 것도 전체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레버리지 ETF는 2배, 3배 등 특정 배수로 기초자산을 추적하는데 주가 하락 시 기초 자산의 가격 하락에 맞춰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블룸버그는 “시장에서 약 186억 달러 규모의 매도 흐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은 더 큰 변동성을 기대하게 되면서 VIX 지수와 VVIX 지수에 대한 투자 수요도 커졌다. 블룸버그는 “VIX 콜 스프레드가 지난주 25센트였는데 3일 60센트까지 올랐다”며 “투자자들은 이로인해 12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추정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