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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의 귀환'…개포·반포·한남 재건축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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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이 ‘래미안’을 앞세워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 공략에 뛰어들고 있다. 내년 초까지 강남구 개포동, 서초구 반포동, 용산구 한남뉴타운에 래미안 깃발을 추가로 심겠다는 목표다. 2016년 이후 주택사업에 소극적이던 삼성물산이 다시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래미안 원베일리·원펜타스·트리니원 등으로 강남권에서 고급 이미지를 굳힌 삼성물산이 하반기 분양과 수주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0년 만에 현대건설과 맞대결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용산구 남영2구역과 한남4구역, 영등포구 신길2구역, 서초구 방배15구역과 신반포4차를 수주 목표 사업지로 꼽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도 삼성물산의 타깃이다.

삼성물산은 연초 발표한 정비사업 수주 목표액(3조4000억원) 중 1조5912억원을 채웠다. 2021년(9117억원)을 훌쩍 넘어 2022년(1조8686억원)과 지난해(2조951억원)에 근접한 규모다. 서초구 잠원강변 리모델링과 송파구 거여새마을 공공재개발, 부산 수영구 광안3·사직2 재개발을 연이어 수주했다. 조만간 2차 입찰이 진행될 남영2구역은 삼성물산 단독 입찰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용산구 한남4구역 및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에선 오랜 라이벌인 현대건설과 ‘매치업’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업지 공사비 규모만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10년 넘게 수주전에서 맞붙은 적이 없다. 현대건설은 정비사업에서만 2022년 9조원에 이어 지난해 4조6000억원을 수주하며 이 분야 1위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두 회사 간 치열한 수주 전초전이 치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사실상 주택사업 신규 수주를 중단했다. 2020년 복귀한 뒤 보수적 선별 수주 기조로 접근해 강남권과 사업성이 높은 곳에서만 시공계약을 맺었다. 이 기간에 매년 수주액은 1조~2조원 안팎으로 2015년 이전 수주 잔액(20조원)에 크게 못 미쳤다. 올해 재개발·재건축 수주 목표를 높게 잡은 건 랜드마크 사업지에서 잇달아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인 데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플랫폼 통해 서비스 차별화
올해 분양시장에서도 삼성물산의 귀환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6월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527.3 대 1)를 시작으로 지난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도곡삼호·403 대 1)가 1순위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연내 래미안 원페를라(방배6구역)와 잠실래미안아이파크(잠실진주)도 청약받을 예정이다. 오는 10월엔 삼성물산이 직접 시행을 맡은 인천 연수구 송도역세권 도시개발구역 물량도 나온다.

래미안 브랜드를 각인시킬 기회인 만큼 삼성물산은 그동안 준비한 차별화 전략을 이들 단지에 녹여낼 방침이다. 단순히 아파트를 짓는 데 그치기보다 주거 서비스를 추가하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삼성물산이 개발한 아파트 플랫폼 ‘홈닉’이 대표적이다. 2021년 삼성전자에서 빌딩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사업화를 맡았던 조혜정 상무가 합류해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이 앱은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부터 적용해 최근 17개 단지, 3만3000가구가 쓰고 있다. 홈닉2.0의 관리서비스인 ‘래미안 헤스티아’는 준공 연한에 따라 필터나 방충망 등 세세한 장비 교체 시기를 알려주고 삼성물산 엔지니어가 직접 수리해주는 서비스다. 입주민이 제안하는 자재·장비를 공동구매하는 건 물론 입주자대표회의 공지사항을 전파하거나 입주민끼리 소모임을 구성하는 기능도 적용됐다.

지난해 8월엔 거주자 선호에 따라 집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넥스트 라멘 구조’를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당시 서울 여의도와 성동구 성수동, 강남구 압구정을 직접 언급하며 정비사업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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