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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홈페이지에 마약 광고가"…숨은 배후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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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성매매 등 각종 범죄 조직의 홍보글을 게시하는 불법 광고대행 업체가 성행하고 있다. 관리가 부실한 웹사이트 게시판을 활용하면 대량의 홍보글을 장기간 올려둘 수 있어서다. 이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불법 홍보글을 무분별하게 생성하고 있어, 법적 제재와 기술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광고대행 업계에 따르면 쇼핑몰, 중소기업, 병원 등 비교적 관리가 홈페이지 게시판에 불법업체 홍보글이 게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커뮤니티나 인기 웹사이트의 게시판은 철저한 관리로 불법 게시물이 즉시 삭제·차단되지만, 관리가 허술한 사이트에는 이런 글이 오래도록 남아있는 경우가 잦아서다.


홍보글의 배후에는 불법업체를 상대로 장사하는 '블랙 광고대행사'가 있다. 블랙 광고대행사는 다크웹, 텔레그램 등 음지에서 영업하는 불법 조직이 대중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도록 온라인 광고를 대행해준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인이 포털 검색을 통해 빠르고 쉽게 불법업체와 접촉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블랙 광고대행사가 노리는 웹사이트는 병원, 박물관, 복지기관 등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이날 하루 경기도 광주의 한 병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텔레그램 마약방, 도박사이트 등 불법업체 홍보글이 1800여개 게재됐다. 한 블랙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구글은 어떤 키워드의 검색 순위를 정할 때 전문성이 있고 신뢰가 가는 사이트를 상위에 올린다”며 “이런 점을 이용해 마치 이런 사이트에 등록된 내용인 것처럼 구글을 속여 상위 노출을 빠르게 시킨다”고 광고 방식을 설명했다.


이같은 홍보글이 삭제가 어려운 이유는 이들 업체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무한대로 글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블랙 광고대행사는 "우리의 웹문서 도배량은 하루에 500만 개에 달한다"며 "단순 광고가 아닌 바이럴 개념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다"고 광고 방식을 소개했다.

문제는 이러한 '블랙 광고대행사'의 활동은 정보통신망법이 금지하는 불법 정보 유통에 해당한다. 일부 게시물의 경우 내용에 따라 음란물유포죄, 도박개장죄, 마약류관리법 등을 위반할 소지도 있다.

그러나 불법 홍보글이 평범한 일반 웹사이트에 등록돼 있다는 점에서 원천 차단은 어렵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인터넷의 불법·유해정보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고 있지만, 이는 대체로 특정 유해사이트 전체에 대한 조치로 개별 게시글을 전부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기술 개발과 수사기관의 역량 강화를 강조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불법 광고를 효과적으로 탐지, 차단할 수 있는 기술적 도구를 개발해야 한다"며 "마약, 성매매 등 범죄 조직을 수사할 때 이들과 연계된 여타 불법 조직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수사를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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