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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수천만원 쓴다더니…"이렇게 돈 아꼈어요" 인기 폭발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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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결혼 과정에서 블로그로 100만원 정도 아낀 것 같아요. 부케, 피부 관리 협찬, 드레스 대여 할인 등을 받았습니다. 협찬 제의를 모두 받았다면 200만원가량 절약할 수 있었을 거에요."

지난 5월 결혼식을 치른 직장인 이모(29) 씨는 지난해 1월부터 이른바 '웨딩블로그' 활동을 했다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평소 여행을 다녀왔을 때만 가끔 블로그를 하다가, 지난해 결혼 준비를 계기로 블로그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미 유명 웨딩 카페에서는 '알뜰하게 결혼하는 꿀팁'으로 널리 알려졌다"고 전했다.

웨딩블로그란, 결혼을 결심하고 준비하는 1년여 남짓의 시간 동안 적극적인 블로그 리뷰 작성 활동을 해 블로거들에게 주어지는 각종 할인과 협찬 혜택 등을 받는 것을 말한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신혼부부들에게는 블로그 활동이 이미 '비용 절약 팁'으로 퍼졌다는 후문이다. 결혼 준비에 드는 비용이 많다 보니 반강제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 씨는 "결혼 준비할 때 카페 등 커뮤니티 활동은 필수"라며 "ㄷ 웨딩 카페, ㅈ 웨딩 커뮤니티 등 여러 카페에서 업체에 호의적인 댓글이나 후기를 남기는 활동을 하면 포인트를 제공해 추후 결제 시 페이백(Pay back) 방식으로 할인해주는 업체가 이미 수두룩하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시간 여유가 있으시거나 결혼 비용을 조금 더 절약하고 싶은 분들이 블로그 활동까지 고려한다"면서 "평소 블로그를 일절 안 하던 분들이 결혼식장을 예약하고 블로그를 개설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블로그 협찬으로 가장 많은 제안을 받은 건 '스냅 촬영'"이라면서 "신생 작가들이 포트폴리오로 활용하기 위해 50만~100만원가량 드는 스냅사진을 무료로 찍어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는 장담할 수는 없다고도 덧붙였다.

내년 가을 결혼할 예정인 전모(28) 씨도 최근 웨딩블로그 활동을 위해 블로그를 새롭게 개설했다. 전 씨는 "대학생 시절 파워블로거도 해봤을 정도로 평소 블로그 운영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기존에 운영하는 블로그는 협찬보다는 일상과 개인 취미 생활을 기록했기에 결혼·육아 관련 정보만 따로 기록하기 위해 블로그를 새로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전 씨는 "결혼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한 푼이 아까운 상황이라 적극적으로 블로그 활동을 해 업체 할인 기회를 노려볼 것"이라면서도 "취미로 여기던 블로그를 할인 수단으로 사용하려니 주객전도된 느낌이 들어 한편으론 씁쓸하다"고 말했다. 또 "웨딩 업체 선정 과정과 서비스 경험담은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 정보"라며 "업계 자체에 정보 불균형이 만연하기 때문"이라고도 지적했다. 정보가 폐쇄적이라 이러한 관행이 계속 통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웨딩블로그의 인기는 웨딩플레이션(웨딩+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결혼 비용이 크게 치솟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지난 3월 결혼 5년 차 이하 기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신혼집 마련을 제외한 평균 결혼 준비 비용은 6298만원이었다. 이 비용에 예식장 대관과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혼수 등이 포함돼있다. 여기에 신혼집을 구하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평균적으로 부부 한 쌍 당 결혼에 3억원은 든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웨딩블로그 인기와 관련,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렇게 해서라도 비용을 아끼고자 하는 신혼부부들의 마음과 경제적 어려움은 이해된다"면서도 "사실상 계약 관계에 의해 생성된 정보는 긍정적인 내용밖에 담을 수 없기 때문에 불완전한 정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협찬 표시가 명시돼있다고 하더라도 일반 소비자가 현혹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관행은 업체가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쓰게끔 유도해 결국 모두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다"면서 "일부러 값을 부풀리고, 블로그 후기를 써주면 마치 크게 할인해주는 것처럼 이를 악용하는 업체들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충분한 정보와 합리적인 웨딩 서비스가 늘어나 전반적인 예식 비용을 줄이는 방향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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