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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주' 마오타이 굴욕…시총 1위 뺏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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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전통술의 대명사인 마오타이의 주가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중국 경기 침체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웃돈까지 붙었던 마오타이 판매가는 급락했다. 해외 투자자도 마오타이를 외면하면서 굳건히 지켜왔던 중국 내 시가총액 1위 타이틀까지 반납하게 됐다.

올 들어 주가 16.32% 급락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상하이증시에서 구이저우마오타이 주가는 16.32% 떨어졌다. 1년 전보다 24.44% 급락했다. 지난 7월 말 장중 1361.3위안까지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2021년 2월만 해도 마오타이 주가는 장중 2627.88위안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나타냈다.

가파른 경제 성장과 함께 몸값을 높여오던 마오타이는 명실공히 중국 본토의 대장주였다. 중국에서 무소불위 금융회사였던 중국공상은행을 제치고, 중국 본토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마오타이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했고, 외국인도 일제히 매도 행렬에 동참했다. 외국인 지분율은 계속 줄고, 마오타이를 보유한 펀드 수는 올 1분기 640개에서 2분기 481개로 감소했다. 결국 6월 시가총액 1위 타이틀도 중국공상은행에 다시 내줬다.

‘중국의 국주’로 불리는 마오타이는 까다로운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고, 숙성 기간만 5년에 이른다. 중국이 빠른 경제 성장기를 거치면서 마오타이 가격이 계속 올랐다. 희귀한 제조법으로 경쟁사들이 모방하기 어려운 데다 희소성도 높아 명품 브랜드 샤넬처럼 꾸준히 가격이 올랐다. 마오타이를 사놓으면 훗날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마오타이는 재테크 수단으로도 활용됐다. 중국 전당포에선 마오타이를 받고 현금을 빌려주기도 했을 정도다.
사라진 ‘마테크’…외국인도 ‘줄행랑’
마오타이가 내리막길을 걷게 된 데는 중국 경제 악화와 소비자 트렌드 변화라는 두 가지 이유가 맞물려 있다.

중국 경제가 둔화하자 소비자 지갑은 얇아지기 시작했고, 초고급 주류의 수요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됐다. 개인 수요가 위축된 것뿐 아니라 마오타이가 자주 소비되는 정치, 사회적 모임이 급격하게 줄면서 오히려 공급이 남아도는 현상이 벌어졌다. 블룸버그는 “마오타이는 중국 주식 시장의 대표주라는 것 외에도 중국 경기 동향의 바로미터(척도)로 여겨져 왔다”며 “마오타이 가격이 떨어진다는 건 중국의 소비 회복이 아직 멀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중국 젊은 층의 주류 트렌드 변화도 마오타이 인기가 사그라드는 한 요인이다. 마오타이는 알코올 도수가 53도에 달한다. 젊은 층은 마오타이 같은 독주보다 15도 이하 맥주나 와인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수요가 급격하게 움츠러들면서 제품 가격을 계속 올리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기존 마오타이 마케팅은 효과를 잃었다. 올 상반기 중국 주류업계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500위안 이하 저가 주류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마오타이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마오타이는 최근 루이싱커피와 손잡고 커피와 술을 합한 마오타이 라테를 내놨다. 초콜릿 브랜드 도브와 협업해 마오타이주신초콜릿(酒心巧克力)도 선보였다. 수익을 다각화하고자 자회사를 통해 반도체기업 등에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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