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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이름값 노린다고?…박기웅·솔비·하정우, 그림에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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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웅이 '작가'로 키아프 서울 2024(Kiaf SEOUL 2024)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그림으로 소통하는 가수, 배우들이 주목받고 있다. 활동 초기 "이름값을 노리고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냐"는 비난도 있었지만, 수년째 작품활동을 하는 모습에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박기웅이 참여하는 Kiaf SEOUL 2024는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다.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서유럽, 북유럽, 오세아니아, 미주 등 7개 지역을 대표하는 22개국 206개 갤러리가 참여해 전 세계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특히 이번 키아프에는 전체 갤러리의 3분의 1 이상이 해외에서 참가하며, 국내 정상급 갤러리 132개도 함께해 한국 미술계의 저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기웅이 작가로 소속된 화이트스톤 갤러리는 1967년 일본에서 설립된 갤러리로, 현재 일본,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한국 등 6개국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화이트스톤 갤러리는 총 10명 이상의 다국적 작가들의 작품을 Kiaf 2024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 중국, 영국의 작가, 아루타 수프, 우 슈앙, 세바스찬 쇼메톤 국내작가 김덕한, 정해윤, 권순익, 이재현이 등이 박기웅 함께 참여한다.

박기웅은 미술을 전공하며, 연기자로 데뷔했을 당시에도 '미대 오빠'라는 애칭이 붙었을 정도다.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꾸준히 활동하면서 2021년에는 '한국회화의 위상전'에서 특별상인 K아트상을 받으면서 공식적으로 화가로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 '48빌런즈'와 'MONTAGE ? 모든 동화에는 근사한 악당이 필요해' 개인전을 통해 도상 중심의 표현에서 벗어나 다양한 매체와 기법을 시도하며 작가로서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취미로 시작해 본업에 버금가는 활동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인물이 솔비다. 그림을 그릴 땐 본명 권지안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솔비는 2019년 프랑스의 세계적인 예술 축제 '라 뉘 블랑쉬 파리'에 초청됐고, 2021년에는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에 출품한 작품 세 점이 모두 팔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았다. 또한 그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 아트페어(이하 FIABCN)에서 진행된 바르셀로나 국제 예술상(이하 PIAB21)'에서 대상인 '그랜드 아티스트 어워드'를 수상했다.

솔비는 미술 작가로 정진해오면서도 가수 출신의 비전공자라는 이유로 가혹한 편견에 여러 차례 부딪혀야 했다. 그런데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랫동안 편견과 선입견 속에서 비판받아오고 있지만 두렵지 않다"며 "그만큼 미술은 저에게 간절하고 소중한 생명 같은 존재니까"라며 미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밝힌 바 있다.

올해 2월에도 그룹 신화 멤버인 이민우, 배우 고준, 영화감독 심형준, 설치미술가 최재용 등 대중문화예술인 12인으로 구성된 예술 그룹 '고고 살롱' 멤버들과 함께 미국 뉴욕에서도 전시회를 열어 주목받았다.

선배 배우 고현정의 추천으로 그림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진 하정우는 최근 그의 그림이 들어간 와인 '콜 미 레이터'를 출시하면서 화가로서 이목을 다시 집중시켰다.


해당 와인 라벨에는 하정우의 개인전 '히트 더 로드'(HIT THE ROAD)에서 선보인 작품이 담겨 있다.

하정우는 2010년부터 10여차례의 개인전을 거쳐 한국국제아트페어, LA 아트쇼 등의 국내외 여러 아트페어에도 참가하는 등 작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히트 더 로드'는 하정우가 영화 '비공식작전' 촬영을 위해 모로코를 방문했을 때, 현지 전통 공예인 형형색색의 도자기와 카펫의 기하학적인 아라베스크 패턴에서 받은 영감을 재치 있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그림으로 평가받는다.

배우 김규리 역시 혜우원이라는 작가명으로 활동하며 북촌에 갤러리 겸 작업실 혜우원을 운영하고 있다. 산수화, 민화 등을 주로 그려왔던 김규리는 지난해 개인전에서 인물화와 자화상을 공개해 호평받았고, 올해 5월에는 첫 전시 이후 꾸준히 그려온 호랑이, 늑대 등 맹수를 선뵀다.

미술계에서는 유명 연예인들이 그림에 관심을 갖고, 이를 통해 대중화되는 것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다. "미술은 어렵다",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을 개선하고, 보다 편히 미술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

하지만 한 미술 관계자는 "기초도 제대로 닦지 않은 상태에서 전시회부터 열고, 그림값을 올리려는 일부 사람들의 행태가 미술 시장 전체를 교란시킨다"며 "열심히 그리는 젊은 화가들에게도 허탈감을 주는 행위"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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