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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죄송"…1만5000원 '요아정' 7000원으로 먹는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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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에는 요아정 시켜 먹느라 빙수는 한 번도 안 먹었어요. 맛있는데 너무 비싸서 지금 '텅장(텅 빈 통장)'될 판이에요."

최근 요거트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요아정(요거트아이스크림의정석)'의 디저트에 푹 빠졌다는 20대 이모 씨는 "한번 주문할 때마다 2만원씩 드는 비용이 부담돼서 유튜브 레시피를 따라 해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요아정은 요거트 아이스크림 위에 벌집꿀이나 과자, 초코시럽, 각종 과일 등을 토핑으로 올려 먹는 디저트다. 기본 아이스크림 가격은 1인 4500원, 2인 8000원인데 여기에 각각 3000원대에 달하는 토핑을 몇가지 얹으면 1만5000원~2만원대를 훌쩍 넘긴다.

이 디저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홈메이드 요아정 레시피' 영상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요아정의 주 소비층인 1020세대가 가격에 부담을 느끼면서 비교적 저렴한 방법을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상에 따르면 대부분 요거트와 생크림을 섞어 직접 얼린 뒤 믹서기로 갈아내 시중의 요아정 아이스크림과 비슷한 맛을 내는 식이다. 각각의 레시피는 요거트의 종류, 생크림의 양, 레몬즙 등 기타 첨가물의 배합 비율이 모두 다르다.

직접 만든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요아정 포장컵에 담고, 초코시럽을 뿌려 마치고 진짜 요아정인 듯 구현한 유튜버들의 영상은 30만회를 넘겼다. 1만5000원에 판매되는 요아정 아이스크림을 집에서 직접 만들었을 때 7000원가량이 든다고 소개한 영상은 144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검색량 지표 등 온라인 반응도 뜨겁다. 2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요아정 만들기' 관련 검색량 지수는 최근 6개월간 남녀 20대 이하 연령대에서 꾸준히 증가하다가 지난달 폭증한 모습을 보인다. 7월 5일 28이던 지수는 지난달 5일 100까지 늘었다. 해당 지표는 가장 검색량이 많은 날을 100으로 두고 상대적인 추이를 나타낸다.


온라인에서 관련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요아정 사 먹었더니 지갑 거덜 나겠더라고요. 그래서 레시피 찾아보는 중이에요", "이 방법으로 만들어보니 싱크로율 90% 정도의 맛은 얼추 나는 것 같아요", "사장님 죄송합니다. 돈 없는 자취생은 만들어 먹을게요" 등의 반응을 남기면서 실제로 '파는 맛'과 가장 흡사한 요아정 레시피를 탐구하는 모습이었다.

영상뿐만 아니라 비교적 저렴하게 '요아정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한 온라인 스토어에서 1만8000원대에 판매하는 '대용량 요거트 아이스크림 5L' 제품은 1000개 이상의 제품 리뷰가 달릴 정도로 인기다. 구매자들은 "요아정 가격이 사악해서 주문해봤다", "요아정만큼의 맛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가성비에 만족한다" 등의 후기를 남긴 모습이었다.

3500원의 '편의점 요아정'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요아정과 콜라보해 출시한 컵 아이스크림 '요아정파르페(요아정허니요거트초코볼파르페)'는 지난달 8일 첫 출시 이후 이틀 만에 아이스크림 카테고리 부동의 1위인 월드콘의 일 매출을 뛰어넘었다. 출시 일주일 만에 20만개가 팔렸으며, 2일 기준 누적 판매 수량은 50만개, 누적 매출은 15억원을 넘겼다.

이러한 열풍의 장본인인 요아정의 인기는 올해 들어 1020세대를 중심으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공정위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업체의 점포는 지난해 166개였으나, 식품업계에 따르면 현재 요아정은 400개가량의 매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한 해 동안 200개 이상의 매장이 세워진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난해 탕후루가 인기를 끌면서 '탕후루 레시피'가 주목받았던 것과 같은 이치"라며 "다만 소비층은 1020세대로 전과 비슷하지만 요아정은 가격대가 탕후루보다 높은 탓에 레시피 영상이나 편의점 제품 등 가성비 방법들이 더욱 주목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 활동의 주체가 되어 직접 만들어보고 이를 SNS로 공유하는 과정을 즐기는 1020세대의 특성과도 맞물린다"며 "앞으로도 특정 디저트가 유행하면 직접 만들어보는 콘텐츠가 필연적으로 따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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