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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사·치안 인프라 10년간 800억…경찰, ODA에 공들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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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유명 언론인 카를라 투르시오스는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2018년 4월 살해당한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CCTV를 활용해 그의 남자친구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범인은 법정최고형인 50년 형이 선고됐다. 범인을 밝히는 데엔 한국 경찰이 2014년부터 설치·구축을 도왔던 엘살바도르의 CCTV 시스템이 활용됐다.

경찰이 공적개발원조(ODA)에 공들이고 있다. 국내 우수 치안 시스템을 전파하고 해외 경찰과의 국제공조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정부가 ODA를 적극 확대하는 가운데, 의미 있는 사례라는 평이 나온다.
○ 과학수사·CCTV... 수사·치안 인프라 전수
2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2014년 처음으로 ODA를 시작해 현재까지 809억원 규모의 ODA 사업 31건에 참여하고 있다.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와의 협력사업도 포함된다. 올해에는 인도네시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50억 규모의 13개 사업을 수행하고, 몽골의 디지털포렌식 랩 및 마약 수사시스템 구축사업을 진행 중이다.

ODA는 선진국 정부나 국제기구가 개발도상국에 자금·물자·기술 등을 전수하는 사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회원국에 매년 국민총소득(GNI)의 일정 비율을 ODA 기금으로 지원하라고 권고한다.

경찰청은 과학수사·CCTV 등 기술 인프라 전수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인 '베트남 과학수사역량 강화사업'의 경우 2017~2019년과 2020~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약 93억원 규모의 ODA가 이뤄졌다. 한국식 현장증거분석실·DNA 감정실·디지털포렌식 랩 등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현지에서의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현지 지문·DNA 증거분석 성공률은 1차 ODA 전인 2016년 각각 20%·60%였지만, 2019년에는 각 39.6%·80%로 늘었다. 디지털 증거분석 성공률도 2020년 80%에서 2022년 90%까지 올랐다.

교통 인프라 부족으로 차량 범죄·사고가 잦은 중미의 경우 CCTV 영상을 분석해 용의자 및 차량을 특정하는 시스템 구축이 있다.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엘살바도르·온두라스 등에 174억원 규모의 경찰·코이카 협력사업이 이뤄졌다. 실제 산살바도르 교통사고 발생 수는 2015년 9316건에 달했다 2021년 3848건으로 58% 감소했다. 지난 7~8월에만 현행범 체포 21건, 수배 차량 압수 18건이 이뤄졌다.
○ '국제공조 강화' 방점, 송환 범죄자↑
ODA는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찰이 ODA를 확대할수록 해외 경찰 상대로 협상력은 물론 경찰 요청에 대한 수용력을 제고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경찰은 국내 우수 경찰 인프라를 해외에 알리는 것은 물론, 공조 네트워크를 구축해 도피 범죄자 송환과 현지 국민 보호에도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마약·보이스피싱 등 국내 범죄자들이 해외로 도피하거나 거점을 구축하는 경우가 많아 해외 협력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로 해외 도피사범의 송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2021년 해외 도피사범 송환 비율은 39.1%(953명 중 373명)였지만 지난해에는 91.8%(512명 중 470명)까지 올랐다.

올 7월까지의 송환 숫자도 이미 250명을 넘겨 역대 최대 송환 인원수를 경신할 전망이다. 지난 7월 '태국 파타야 살인 사건' 용의자를 송환하고, 베트남 현지 불법 도박사이트 조직원 29명을 검거·송환한 사례가 그 예시다.

경찰 관계자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해외관광객과 재외국민 보호가 우선순위"라며 "서울국제경찰청장회의(IPS) 등 고위급 경찰들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국제회의를 통해 치안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다양한 국제교류를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 법집행기관에서 한국 치안장비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어 치안산업 활성화도 지원 중"이라 말했다.

정부는 '국격에 걸맞은 국제사회 기여'를 기치로 ODA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주 2025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무상 ODA 예산을 올해 2조7925억원보다 증가한 2조8488억원을 배정했다. 한국은 원조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국가지만, 지난해 GNI 대비 ODA 비율이 0.18%로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31개국 중 28위에 그쳤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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