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주재 미국 대사관이 현지에 거주하는 자국민과 자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은 과부' 주의보를 발령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검은 과부는 거미의 한 종류인 검은과부거미가 짝짓기 후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잘 모르는 남성에게 접근해 수면제나 마약을 넣은 음료수를 마시게 한 뒤, 금품을 훔쳐 가는 여성을 가리킨다.
아르헨티나 주재 미국 대사관은 최근 검은 과부 관련 범죄가 크게 늘면서 현지에 거주하는 자국민과 현지를 방문하는 자국 관광객들에게 '검은 과부의 범죄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클럽이나 나이트에서 혹은 데이트앱으로 만난 잘 모르는 사람들과 단독으로 행동하지 말고, 이들이 권하는 음료나 음식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최근 현지 사회에는 검은 과부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관심을 받고 있는 사건은 지난주 라플라타에서 발생했다. 검은 과부 전과를 가진 40세 여성은 당시 공범인 다른 여성과 함께 같은 범죄를 저질렀는데, 이들은 수면제를 먹고 잠든 73세 피해자가 의식을 되찾자 술병으로 머리를 내리쳤다. 피해자는 이후 손과 발이 묶이고 얼굴이 피에 범벅이 된 채 발견됐다.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은 1일(현지시간) 해당 사건을 조명하면서 국적·나이를 막론하고 미인계를 사용해 피해자에게 접근해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는 이 수법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한 남성이 검은 과부로부터 돈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를 절도 당한 경우도 있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