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라우드 업체들이 공공과 금융에 이어 게임산업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장악한 민간 시장에서 토종 업체의 존재감이 조금씩 커지는 모양새다.
NHN클라우드는 국내 게임사 블루포션게임즈의 신작 ‘에오스 블랙’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공급한다고 30일 발표했다. 에오스 블랙은 인기 PC 게임 ‘에오스’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한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NHN클라우드는 전작 ‘에오스 레드’에도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지난 3월 카카오게임즈의 MMORPG ‘아키에이지 워’를 카카오클라우드로 이전했다. 해외 진출 사례도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2월 일본 게임 배급사 지오피와 손잡고 10개 게임 운영 인프라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했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의 강점은 외국 업체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외국산 클라우드를 쓸 때보다 관리 비용이 최대 50%가량 덜 든다. 국내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한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도 국내 업체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NHN클라우드는 실시간 다중접속게임 서버 구축·관리 솔루션인 ‘게임앤빌’과 로그인·인증·결제 등 게임 공통 기능을 관리하는 ‘게임베이스’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7월 게임 전용 클라우드 개발 도구 ‘게임팟 3.0’을 공개했다.
국내 클라우드 기술력이 게임 서비스를 맡길 만큼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온라인 게임은 24시간 끊김 없이 다수의 이용자에게 서비스해야 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업체를 고를 때 시스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게임업체에서 경험을 쌓아 실력을 증명하면 시장을 넓히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규제로 외국 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공공·금융 분야를 제외하면 AWS,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국 업체가 대부분 장악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2년 말 발표한 클라우드 서비스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AWS가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62.1%를, 마이크로소프트가 12%를 차지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7%로 3위에 그쳤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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