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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날려 보내기 위해 새들을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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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하면서 가장 아쉬운 순간을 묻는다면 정들었던 직원과의 이별이라고 답하겠다. 가장 뭉클한 순간은 회사를 떠난 직원이 자신만의 사업으로 우뚝 선 모습을 볼 때다. 외식업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다 보니 가맹점주와의 헤어짐도 속상하다. 하지만 그 점주가 가맹점을 운영하면서 배운 것을 토대로 새로운 브랜드를 창조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희열을 느낀다. 정든 직원, 가맹점주들과의 이별은 아쉽지만 알고 있다. 결국 둥지를 떠나야 그들이 더 크게 성장하고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다는 것을.

직원들에게 항상 이야기한다. 배워서 나가라. 우리 회사에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면 새로운 회사로 이직해서 배워도 좋다. 잘 배워서 자신만의 브랜드로 우뚝 서보라. 유능한 직원을 영원히 품 안에 두고 싶어 하는 건 욕심이다. 그들만의 사업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는 먼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해 보길 권유한다. 둥지 안에 있는 새끼 새가 어미 새에게 나는 법을 배우는 것처럼 가맹점주도 프랜차이즈라는 둥지 안에서 사업 운영의 기본을 배울 수 있다. 나 역시 동네의 조그만 치킨 가게 가맹점주로 사업을 시작했다. 40대 중반이 돼서야 시작한 사업이어서 두려움도 컸다. 하지만 가맹점주로서의 경험은 나만의 브랜드를 창조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줬고, 프랜차이즈 본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자세를 알게 해줬다.

그간 사업하면서 만난 수많은 인연이 스쳐 지나간다. 한 직원의 소개로 신용불량자가 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사람을 만났다. 영업 부서에서 일하도록 도와줬는데 실적이 좋지 않았다. 직영 매장에 급하게 사람이 필요해서 보냈는데 의외로 매장 관리를 잘했다. 지금은 규모가 꽤 큰 가맹점의 점주다. 직원이었지만 이제는 사업 파트너가 된 것이다. 벼랑 끝에 서 있었지만 잘 배워서 잘 날아올랐다. 외식업에 대한 꿈을 가슴속에 품고 있다가 종잣돈을 마련해 장사를 시작한 직원도 많다. 일 때문에 가맹점주들을 만나면서 장사에 대한 용기를 얻은 것이다. 직원들과 나는 함께 희로애락을 느끼며 신명 나게 일했고 같이 성장했다.

직원도, 가맹점주도 자신만의 길을 찾아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최대한 행복하게 채우고, 그들이 더 큰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날려 보내기 위해 새들을 키우는 것이다. 우리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더 높고 더 넓은 하늘에서 다시 만날 것이다. 둥지를 떠나 날아오를 준비가 된 이들의 비상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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