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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전령' 아나돌 작가의 '데이터 페인팅' [중림동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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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미디어아티스트 'AI전령' 아나돌, 서울 첫 개인전


서울 북촌 한옥마을의 예스러운 기왓장 사이로 높이 10m를 훌쩍 넘는 미디어아트가 들어섰다. 시시각각 색깔과 형태가 바뀌는 이 영상은 4억 개 넘는 동물 이미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이 생성해낸 것이다.



튀르키예 출신 세계적 미디어아티스트인 레픽 아나돌(39)의 '기계 환각-LNM: 동물'이다. 최대 규모의 이번 개인전은 오는 12월8일까지 열린다.

"서울 옛 공간에서 미래 기술로 만든 자연 선보여"


'미술계의 이단아'는 그를 표현하기에 낡은 수식어가 된 지 오래다. 지난해 개관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구형 공연장 '스피어' 외관을 장식했고,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은 300만 명 넘게찾으며 전시 기간이 네번이나 연장됐다.



기술의 첨단을 달리는 그가 '아시아 첫 개인전' 무대로 서울 구도심 북촌을 고른 이유는 뭘까.



"과거의 지혜를 간직한 자연은 미래를 위해 지켜야 할 대상이죠. 서울의 옛 모습을 대표하는 공간에서 미래 기술로 자연을 다룬 AI작품을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과거' 북촌과 '미래' AI의 조우


"이 향수 한번 뿌려 보시겠어요? 열대우림에서 수집한 50만 개의 향기 분자를 바탕으로 저의 AI가 만들어낸 냄새입니다."



시청각부터 후각까지 모든 감각으로 자연에 몰입할 수 있는 전시를 위해 야심 차게 준비했다는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전시장 바닥과 벽에 거울을 설치하고 작품으로 천장을 통째로 덮는가 하면, 향기를 분사하는 장치를 곳곳에 설치했다.



"그동안 가우디, 프랭크 게리, 자하 하디드 등 저한테 영웅과도 같은 건축가들이 만든 공간에서 전시하는 영광을 누렸죠. 이번 푸투라 서울의 공간은 가히 그 이상입니다."

열대우림에서 이미지 수집


이번 전시는 '대지의 메아리: 살아있는 아카이브'란 제목으로 열린다. 동물과 식물, 균류 등을 연상하게 하는 영상은 아나돌과 그의 팀이 개발한 '대규모 자연모델(LNM)에 기반한다. LNM은 이들이 지난 10여 년간 열대우림에서 직접 수집한 이미지와 세계 곳곳의 박물관에서 받은 자료를 학습한 AI다.



작가가 자연에 관심을 가진건 3년 전 아마존 원주민인 야와나와 부족과 인연을 맺으면서다. 도시로 돌아온 아나돌은 '윈즈 오브 야와나와'라는 대체불가능토큰(NFT)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의 꿈은 현실이 됐다. 16년 전부터 '데이터 페인팅'이란 장르를 개척했다. 2016년 구글의 레지던시 작가로 선정돼 AI활용법을 배웠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과 협업하며 지금까지 약50억 건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가 현실이 되는 '생성현실(GR)'을 꿈꾼다"고 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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