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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가 미국발(發) 경기 침체 우려와 빅테크 고점론 등으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 증시는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시장에선 ‘바닥론’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9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를 계기로 중국의 통화정책에 여유가 생길 것이란 분석이다.
29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50% 내린 2823.11에, 선전종합지수는 0.94% 오른 8154.44에 장을 마쳤다. 이들 지수는 전 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한 지난 5일 각각 1.53%, 2.08% 내리며 비교적 선방했다. 이날 미국 S&P500지수는 2.99%, 나스닥지수는 3.43%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12.39%), 코스피지수(8.76%) 등은 역대급 낙폭을 나타냈다. 이후 글로벌 주요 지수가 큰 폭의 출렁임을 보이는 와중에도 중국 증시는 1% 안팎의 미세 조정에 그쳤다.
○외국인 투자 비중 작아
증권업계에선 중국 증시가 이미 바닥권에 있다 보니 폭락장을 피해 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이달 초 블랙먼데이 패닉장에서 지지력을 발휘한 첫 번째 이유는 선행적인 가격 조정”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낮은 것도 증시 변동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국 증시는 대내외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30%에 달하는 반면 중국 본토 증시의 외국인 비중은 3% 안팎에 머물러 있다.
시장에선 중국 증시가 Fed의 금리 인하를 계기로 반등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Fed가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여유가 생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미국이 높은 금리를 유지하면 금리가 낮은 중국에서 돈을 빼 미국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아진다. 블룸버그도 미국이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봤다.
○中 경기 둔화와 부양책 주목
다만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불거지는 점은 증시에 부담이다. 이달 15일 발표된 7월 중국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1% 늘어나는 데 그쳤다. 6월(5.3%) 상승 폭은 물론 시장 전망치(5.2%)에도 못 미쳤다. 산업 생산은 3개월 연속 둔화했다. JP모간은 중국 부동산 리스크와 청년 실업률 고공 행진 등이 지수 상승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봤다. 중국의 7월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말 집계 방식을 바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중국 정부가 얼마나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들고나오느냐가 관건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중장기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3중전회’를 통해 내수 부진을 해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직후 인민은행은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런 정책 효과가 지표에 반영된다면 중국 증시의 상승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백관열 LS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 회복을 위한 중국 정부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미국 대선도 중국 증시엔 변수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시작된 중국 경제의 취약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