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전통적인 개념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현대 기업은 이윤의 극대화가 아닌, 그 생존에 필요한 ‘만족이윤(滿足利潤)’을 유지하면서 장기간에 걸친 이익의 증대와 사회적 책임의 수행을 행동원칙으로 삼아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수많은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이윤 창출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기업의 목적 지향을 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 주주 가치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 가치 창출에도 열성을 보인다.
초고령사회가 눈앞에 다가온 우리 사회에서 기업의 역할은 무엇일까?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는 창업 당시부터 고객 가치, 주주 가치를 강조해왔다. 또 금융업을 하다 보니 특정인이 아니라 국민 대부분을 고객으로 삼고 있다. 사회의 중요한 이슈인 저출생·고령화에 대한 관심이 각별할 수밖에 없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라 ‘케어 이코노미(care economy)’라는 키워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회사는 이 ‘케어 이코노미’에 참여하는 관점에서 시니어 사업을 시작으로 관련 시설 설립과 운영 분야에 진출했다. 나아가 간병과 복지, 의료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해 고객의 생애 전반에서 시니어 사업이라는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금융을 연결하는 시니어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그동안 한국 사회 구성원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그리고 노후 대비를 위해 자산을 축적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의 여생을 어떻게 건강하고 윤택하게 보낼 것인가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 고객이 최후의 순간까지 품위 있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개발 중인 요양원, 실버타운 등 시니어 시설도 수익성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모든 것을 돌보겠다는 취지로 추진하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기업 브랜드에 안정적 관리를 통한 운영의 견고성이 확보된다면 그 기업의 오랜 고객들도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시니어 시설이 될 수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도 자부심을 지니고 근무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령화시대에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요양 인력 부족 현상 같은 사회적 합의와 대책이 필요한 사안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 또한 기업이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때다.
저출생·초고령사회를 맞이해 기업은 보육, 요양 등 사회적 인프라 구축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국민의 전 생애주기를 돌본다면 신뢰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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