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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스는 주거시설"이라더니…말 바꾼 정부, 혼란엔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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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숙박시설(레지던스)을 두고 계약자와 시행사가 집단 소송까지 벌이고 있지만 양쪽 모두 문제의 근본 원인은 “정부의 방치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시행사와 건설사는 정부가 과거 생활숙박시설을 ‘주거가 가능한 상품’이라고 정의했고 이에 따라 주거 가능성을 홍보했다는 것이다. 계약자 역시 제도 도입 초기 주거 개념을 강조했던 정부가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생활숙박시설을 오피스텔로 용도 전환하는 데 추가 특례를 허용하거나, 특례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모두 하락하는 가운데 다른 상품과의 형평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는 그동안 생활숙박시설은 주거 기능이 없는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점을 강조해오고 있다. 그러나 계약자와 업계에선 생활숙박시설에 주거 개념을 도입한 건 정부라고 반박한다. 국토부는 제도 도입이 논의되던 2009년 국회에 “(생활숙박시설은) 숙박 개념보다 거주 기능을 중심으로 영업 형태가 이뤄진다”고 언급했다. 2015년엔 생활숙박시설을 도심형 주거시설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2016년에도 정부는 생활숙박시설을 “청소·식사 등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거시설”이라고 강조했다.

생활숙박시설을 두고 부처 간 이견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줬다는 지적도 있다. 국토부는 “주거가 불가능한 시설”이라며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행정안전부는 생활숙박시설을 전입신고 대상으로 보고 실제 전입신고도 받고 있다.

생활숙박시설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에 관해서도 정부와 업계의 견해차가 크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사전 점검 결과 전국 숙박업 미신고 생활숙박시설 4만9000실 중 대부분을 투자 목적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업계에선 대량 보유분은 시행사가 가진 미계약 물량이고, 계약자 중 절대다수는 1실만 보유해 주거 기능으로 쓰이고 있다고 강조한다. 인천 송도의 한 생활숙박시설은 전체 소유자 592명 중 1실 보유자가 전체 98.5%인 583명이다.

유오상/이인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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