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의 모회사인 핀둬둬 주가가 하루 새 30% 폭락했다. 폭발적인 성장의 부작용으로 세계 곳곳에서 역풍을 맞으면서 매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란 경고가 나온 탓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핀둬둬 주가는 전장보다 29.5% 급락하면서 100달러로 주저앉았다. 핀둬둬가 2018년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이날 “공동 창업자 천레이가 향후 매출 성장 둔화를 경고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천레이 핀둬둬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업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 같다”며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바이트댄스의 틱톡, 알리바바그룹과 같은 경쟁자들에 맞서서 확장 속도를 지금처럼 유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핀둬둬의 2분기 매출은 971억위안(약 18조원)으로 전문가 추정치(1000억위안)에 못 미쳤다. 매출 증가 폭이 전년 동기 대비 85.7%에 달했지만 매출 증가율이 해외 플랫폼 테무를 설립한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 하락했다. 2분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44% 급증한 320억위안(약 5조95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301억위안)를 웃돌았지만 주가 폭락을 막지는 못했다. 핀둬둬는 서민층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급성장했다. 이후 나스닥에 상장한 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플랫폼 테무를 내세워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 진출했다.
테무의 급성장은 세계 곳곳에서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유럽연합(EU)은 온라인에서 구매한 150유로(약 22만원) 미만 상품에 대한 관세 구멍을 없애는 조치를 논의 중이다. 미국에선 배송품 면세 기준을 800달러에서 10달러로 낮추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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