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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복 나선 mRNA 백신…獨, 폐암 치료제 임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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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영국 런던에 사는 67세 진행성 폐암 환자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병원(UCLH)에서 암 치료용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맞았다.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암 백신 후보물질 ‘BNT116’을 세계 암 사망 원인 1위인 폐암 환자에게 적용한 첫 사례다.

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을 준 mRNA 기술은 암과 희소 질환 치료 시대를 열고 있다. 미국에선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이 상용화되는 등 후속 감염병 예방 백신도 나왔다. 일본과 중국 기업도 mRNA 기술을 개발했지만 아직 상용화에 성공한 국내 회사는 없다.

“mRNA 암 백신, 새 시대 진입”
26일 영국 UCLH에 따르면 미국, 독일 등 7개국 34개 병원에서 BNT116을 비소세포 폐암 환자 130명에게 단독 투여하는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BNT116은 mRNA로 암세포에만 있는 특정 단백질(신생 항원)과 비슷한 단백질을 만들어 면역계를 학습시키는 치료제다. 면역세포들이 몸속에 들어간 mRNA 백신 물질을 통해 공격 대상을 인지하면 이를 기반 삼아 암세포도 공격한다. 이론적으로 이렇게 면역계가 학습한 적군에 대한 기억은 영구적으로 남는다. 치료는 물론 재발까지 막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바이오엔테크는 악성 피부암인 흑색종 치료제 BNT116과 두경부암 치료제 ‘BNT113’도 개발하고 있다. 이번에 시작된 폐암 임상시험은 초기부터 재발·진행성 암 환자까지 폭넓게 이뤄진다. 업계에선 2029년께 상용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임상시험을 이끄는 리시오밍 UCLH 교수는 “mRNA 기반 폐암 면역 요법이 새 시대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美 모더나는 감염병 백신에서 속도
mRNA 플랫폼은 감염병 예방 백신과 암 치료제 개발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미국 모더나는 머크(MSD)와 흑색종, 폐암, 방광암 등의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높이는 암 백신 병용 요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모더나는 올해 5월 60세 이상 고령층의 RSV 예방 백신 ‘엠레스비아’ 시판 허가를 받으면서 코로나19 이후 후속 백신 개발에도 성공했다. 코로나19 변이 대응 백신도 계속 출시하고 있다. 모더나와 화이자는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오미크론 신규 변이인 KP.2를 예방할 수 있는 새 코로나19 백신 시판 허가를 받았다.

바이오엔테크도 화이자와 mRNA 기반 독감 백신을 개발 중이다. 말라리아, 엠폭스, 대상포진 백신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모더나는 심혈관 질환과 희소 질환 등으로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mRNA 기술 확보전 치열
한국 기업도 mRNA 기술 국산화에 뛰어들었다. GC녹십자는 독감 백신을,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일본뇌염·라사열 백신 등을 개발 중이다. 에스티팜, 레모넥스 등도 코로나19 백신 개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mRNA 기반 치료제 개발에 나선 기업도 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기술 내재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일본 다이이찌산쿄는 mRNA 백신 ‘다이치로나’ 시판 허가를 받았다. 중국에서도 스야오가 코로나19 mRNA 백신 승인을 받았다. 코로나19 이후 mRNA 기술 국산화 시도가 이어진 지 4년가량 지났지만 아직 상용화 단계에 들어선 국내 기업은 없다.

도입 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기술 확보 전략을 세운 국가도 늘고 있다. 영국은 정부 차원에서 혁신 의료 기술 허가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정책 방향을 바탕으로 2020년 코로나19 mRNA 백신을 세계 처음 승인했다. 지난해 세계 첫 크리스퍼 유전자편집 치료제 ‘카스게비’도 영국에서 처음 시판 승인을 받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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